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에 반기를 든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이번에는 법정으로 전장을 넓히고 있다. 공격 대상으로 점찍은 기업이나 국가를 다국적 법정으로 불러내 전방위 압박을 하는 글로벌 헤지펀드의 공격 패턴이 삼성을 상대로 반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엘리엇은 9일 서울중앙지법에 삼성물산과 이사진에 대한 주주총회결의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다음달 17일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안이 결의되지 못하게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한 것이다. 엘리엇은 이날 법원에 송장을 내기도 전에 보도자료를 통해 "합병안이 공정하지 않고 삼성물산 주주들의 이익에 반한다고 믿는 데 변함이 없다"고 가처분 신청 이유를 밝혔다.
재계에서는 엘리엇의 이번 가처분 신청이 삼성과 엘리엇 간 고강도 법정 장기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엘리엇이 주총에서 우군을 끌어모아 합병안을 무산시킬 가능성이 낮은 만큼 법정에서 시간을 끌며 시세차익 최대화를 노리는 전략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엘리엇이 우군으로 기대하는 외국인의 삼성물산 지분율은 이날 33.70%로 전날과 변동이 없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엘리엇이 외국인 우호세력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