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어디서든 어떤 항공사와 경쟁해도 이길 수 있고, 이름만으로도 고객에게 만족과 감동을 줄 수 있으며, 누구나 타보고 싶어하는 세계 최고의 항공사를 만들자.”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은 지난 3월 창립 36주년 기념사에서 이렇게 강조하면서 모든 것을 걸어서라도 1등 항공사가 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거듭 천명했다. 대한항공은 요즘 ‘마누라와 자식을 빼고’ 모든 것을 바꿔가면서 글로벌 항공사 도약을 위해 변신중이다. 지난달 24일 인천의 한 호텔에서 열린 새로운 유니폼 발표식장은 축제의 분위기였다. 청자색 재킷과 은은하게 광택이 도는 블라우스, 단정하고 고급스러운 흰색 스커트와 바지는 기존의 유니폼과 격을 달리하는 파격 그 자체였다. 일각에선 유니폼을 국내 디자이너에 맡겼어야 한다고 지적했지만 조양호 회장은 거침없이 “외국인의 시각에서 발견되는 한국적인 강점을 살리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이는 대한항공만의 자족적인 수준이 아니라 세계가 인정하는 수준으로 고객서비스 등 모든 것을 업그레이드시키겠다는 조 회장의 강한 의지로 풀이된다. 대한항공은 고객 서비스 환경의 획기적인 개선, 새로운 이미지 창출 및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첨단 항공기 도입이나 기내 서비스 향상, 정보기술(IT) 투자 등에 향후 10년간 모두 10조6,000억원을 쏟아 부을 계획이다. 또한 이미 추진중인 기업이미지(CI) 변경도 연내 마무리할 방침이다. 이미 선보인 새 유니폼은 오는 10월까지 모든 승무원들이 입고 ‘새로운 대한항공’을 선보이게 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항공사로서 ‘내 집과 같은 편안함(At Home)’과 ‘새롭게 변화하는 대한민국의 역동성 (Spirit of New Korea)’을 동시에 보여주게 될 새로운 이미지의 CI를 구축할 계획이다. 특히 한국 고유의 빛깔인 청자색을 도입해 국적항공사의 이미지를 부각시킨 새로운 인테리어는 올해부터 기존 항공기와 신규 항공기에 본격 도입할 예정이다. 항공여행의 편안함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독자적으로 개발한 대한항공 고유의 일등석 슬리퍼 시트(코쿤스타일), 프레스티지석 플러스 시트를 도입, 더욱 넓어진 좌석과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강조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중이다. 지난 2003년 국내 항공사 최초로 주문형 오디오ㆍ비디오 시스템(AVOD)을 장착한 데 이어 오는 5월부터 기내 인터넷 서비스를 실시하고 2009년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대한항공이 다른 항공사와 다른 또 다른 강점은 신형기종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3월말 현재 115대의 항공기를 보유중이며, 2007년부터 ‘날으는 호텔’로 불리는 유럽 항공사인 에어버스사의 A380기를 단계적으로 도입할 방침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A380 도입과 관련 “대량 항공 수송 시대의 도래에 대비하고 인천국제공항의 허브화에도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한항공의 변신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동북아 물류 허브 구축을 위한 활동을 강화중인 대한항공은 지난달 인천공항내 대한항공 화물터미널 증축을 완료했다. 이는 단일 항공사 보유 화물터미널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또한 2007년까지 인천공항내 제2화물 터미널을 신축해 세계 화물수송 1위 자리에 오르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배움없이 변화없고, 변화없이 생존없다”는 조 회장의 경영철학에 따라 신규 및 기존 상무보급 임원 전원 MBA 과정 입과, 국내 최초 기업내 기술대학인 정석대학 설립 등 미래를 위한 인재 양성에 아낌없는 투자를 통해 글로벌 인재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