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 논란에 KRX 본부장 선임 연기

당사자들도 난색 표명한 것으로 알려져

‘낙하산 인사’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면서 한국거래소(KRX)가 28일 주주총회서 처리하기로 했던 이사 선임을 미룰 예정이다. KRX 노조의 한 관계자는 “지난 25일 오후에 사측으로부터 이사 선임 건을 이번 주총에서 다루지 않기로 했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언론보도 등으로 여론이 악화되자 내정자들도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KRX는 이번 주총에서 임기가 끝나는 박상조 코스닥시장본부장과 이철환 시장감시위원장의 후임으로 통계청과 금융위원회의 고위관계자를 내정할 것으로 알려졌었다. 이창호 유가증권시장본부장은 유임이 유력한 상황이다. 김종수 KRX 노조위원장은 “시장감시위원장은 그렇다 쳐도 시장업무를 담당하는 본부장이 금융투자업과 전혀 관계가 없는 분야에서 오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특히 코스닥시장본부장 내정자는 최근 10년간 통계업무에만 종사해 왔고, 퇴임도 얼마 앞두지 않은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KRX 노조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김 위원장은 “전례가 있는 만큼 사측에서 또 날치기를 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주총이 열리는 오후 4시까지 계속 주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KRX는 지난해 2월 임시주총에서 경영지원본부장과 파생상품시장본부장 선임의 건을 원래 주총장이 아닌 제3의 장소에서 처리해 날치기 통과라는 빈축을 샀었다. 박종길 KRX 경영지원본부장은 “이사 선임이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는 정도의 이야기”라며 “아직 이사 선임 연기가 공식적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KRX 주총은 이날 오후 4시 21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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