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등 소비관련지표 발표 관심

더위가 한풀 꺾이는가 싶더니 어느새 추석이다. 내수위축 영향으로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는 탓에 예년과는 달리 흥청거리는 추석 분위기는 찾아보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추석은 더욱 기다려진다. 오랜만에 만난 부모 형제들이 서로 등을 두드려가며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주는 모습이 올해도 재연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번 주는 국내보다는 해외 부문의 현안이 많다. 무엇보다 주목되는 것은 9.11테러 대참사 2주년을 맞는다는 점이다. 전세계가 비슷한 테러가 발생하지나 않을까 바싹 긴장하고 있다. 미국의 대외정책이 보다 강경노선으로 흐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관계가 최악으로 접어드는 등 중동 정세도 불안하기 그지 없다. 특히 이스라엘이 유일한 대화창구로 여겨온 압바스 팔레스타인 총리가 사임해 대화 가능성도 크게 떨어진 상태다. 10일부터 14일까지 멕시코 칸쿤에서 열릴 제5차 WTO 각료회의도 본격적인 국제무역전쟁의 향방을 정하는 회의라는 점에서 세계각국의 이목을 끌고 있다. 국내에서는 정치권의 지각변동이 주목된다. 신당파가 창당주비위를 설립하는 등 민주당의 분당이 가속되고 있고 한나라당도 5ㆍ6공 인사 청산론을 둘러싸고 당내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단독으로 통과시킨 김두관 행정자치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노무현 대통령이 어떻게 처리할지도 관심사다. 노 대통령 측근들이 `상생의 정치`를 언급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주초반 결단이 나올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경제 분야에서는 이렇다 할 현안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주식시장을 비롯한 금융시장도 추석연휴로 인해 8, 9일 단 이틀만 열릴 예정이다. 다만 9일 열릴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는 지켜볼 만 하다. 이미 두 차례나 금리를 내린 터라 금리를 조정하는 일은 없겠지만 금융정책의 기조를 엿볼 수 있는 기회다. 특히 한국은행과 금융계 일각에서 제기되는 금리인하 부작용론, 즉 효과는 얻지 못한 채 부동산 가격 상승 등 부작용만 야기했다는 지적에 대해 금통위가 어떤 반응을 보일 지가 관심사다. 경제지표 중에서는 8일 재정경제부와 산업자원부가 각각 발표할 `7월중 서비스업활동동향`과 `8월 주요유통업체 매출동향`, 9일 나올 소비자전망조사 결과(재정경제부) 등 소비관련지표 등이 관심 대상이다. 위축된 소비가 되살아나는 지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망은 여전히 어두운 편이다. 명절이지만 경제가 좋지 않은 탓인지 들뜬 분위기가 감지되지 않는다. 날씨마저 흐려 추석을 맞는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권홍우기자 hongw@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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