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의 2ㆍ4분기 당기순이익이 경기부진과 신용카드 부문의 부실, SK글로벌 등 부실여신에 대한 추가 대손충당금 부담 등의 여파로 1ㆍ4분기보다 소폭 줄어들 전망이다. 다만 반기(1~6월) 결산일 직전인 6월 들어 주식시장이 회복세를 보인데다 채권금리도 많이 하락(채권가격 상승)하면서 유가증권 투자에서는 1ㆍ4분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금융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 1ㆍ4분기에 2,05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낸 데 이어 2ㆍ4분기에도 2,300억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올 상반기 동안 시중은행 중 가장 많은 4,400억~4,500억원의 순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지난 1ㆍ4분기에 하이닉스반도체 주식 등을 대거 처분하면서 1,91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던 외환은행도 2ㆍ4분기에는 이 같은 특수 손실요인에서 벗어나면서 흑자로 전환될 전망이다. 다만 1분기 적자 폭이 워낙 커서 반기결산에서는 적자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은 SK글로벌 채권의 전액 캐시바이아웃(채권현금매입)으로 3,000억원 이상의 손실이 나는데다 신용카드 부실요인이 이어지면서 2ㆍ4분기 순익이 급감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 등 일부 증권사들은 국민은행의 2ㆍ4분기 순익이 지난 1ㆍ4분기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300억원 수준에 그치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분석까지도 나오고 있다.
조흥은행도 반기결산을 위해 막판 영업력을 집중해야 할 시기에 노조가 총파업을 벌이는 등 파행영업이 이어지면서 2분기에 적자결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SK글로벌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도 충당금적립비율을 대폭 높이면서 1ㆍ4분기에 비해 실적이 급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 신한은행은 신용카드 분사로 카드부실에 대한 부담이 적은데다 유가증권 부문에서 상대적으로 호조를 보여 1분기(935억원)보다 소폭 증가한 당기순이익이 예상되며 한미은행도 전반적으로 1ㆍ4분기와 비슷한 영업실적을 보일 것으로 추정된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대부분의 은행들이 SK글로벌 등 부실여신에 대한 충당금 적립비율을 아직 확정하지 못해 순익규모를 추산하기에는 아직 이르지만 1ㆍ4분기에 비해 별로 나아진 요인은 없다”면서 “SK글로벌와 카드부실 부담이 줄어드는 하반기에나 손익상황이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우기자 rai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