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가 800붕괴 원인·전망프로그램매물 환율부담에 두달째 음봉마감
종합주가지수가 사흘째 급락하면서 800선이 무너졌고 강력한 지지선으로 여겨지던 120일 이동평균선 밑으로 추락했다. 이 여파로 2개월 연속 음봉을 기록했다.
주식시장의 급랭은 ▲ 프로그램 매물에 대한 부담 ▲ 원화강세에 따른 외국인 매도 재개 ▲ 일부 기관의 스톱로스(손절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펀더멘털 여건이 양호하고 대세상승기조는 여전히 유효하다며 800선을 밑도는 기간이 길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2분기에 기업실적이 다소 악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3분기에는 1분기보다 높은 수익성이 예상되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종합주가지수는 일차적으로 780선에서 지지선을 형성할 것으로 보이며, 최악의 경우에도 지난해 9월이후 전개된 상승폭의 38.2% 조정에 해당되는 760선에서 지지선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 장세를 압박한 트리플 악재
종합주가지수가 4월부터 조정권에 들어가면서 증시는 모멘텀ㆍ주도주ㆍ주도세력이 없는 '3무(無)장세'가 연출돼 급기야 800선 붕괴를 맞았다.
1조원을 넘는 매수차익거래 잔액 부담에다 원화강세에 이어 미국 다우지수가 다시 1만포인트 밑으로 떨어지자 외국인 매물이 이틀째 쏟아진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또 800선에서 연기금 개입이 기대됐지만 불발로 그친데다 기관투자가들의 스톱로스 물량까지 가세히 지수가 급락했다.
신성호 한빛증권 리서치센터 이사는 "미국시장 불안이 다시 증폭된데다 프로그램 매물부담, 원화강세가 앞으로 장세에 대한 불확실성을 높였고 투매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 종합주가지수 2개월째 음봉
지난 5월3일 853.42포인트로 시작한 5월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29일부터 사흘째 하락세를 보인끝에 31일 796.40포인트로 마감했다. 이로써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4월에 이어 2개월째 음봉(월말지수가 월초지수를 밑돌 때 발생)을 기록했다.
증시전문가들은 대세상승기에도 조정국면에서는 월봉상 음봉이 나오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풀이한다. 지난 98년 대세상승장에서도 9월부터 4개월간 양봉을 기록한 후 99년1월부터 2월까지 2개월 연속 음봉을 기록했다. 2개월 조정을 거친후 3월부터 다시 2개월 연속 상승세를 연출했다.
김대중 SK증권 애널리스트는 "통상 대세상승기의 조정국면에서는 2개월 음봉을 기록하면 그 다음달에는 양봉을 기록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6월장에서는 양봉을 기록하기 위한 치열한 매매공방이 전개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조만간 120일선 회복 가능성 높아
증시전문가들은 종합주가지수가 800선이 무너졌지만 펀더멘털에는 변함이 없고, 수급여건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해 조만간 120일선이 위치한 800포인트를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종합주가지수는 760~780선 사이에서는 바닥권을 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9월이후 상승폭의 3분의 1 조정에 해당되는 지수가 760선에 위치하고 있는데다 800선 아래에서는 기관투자가들이 적극적인 매수전략을 펼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매수차익거래 잔액은 오는 12일까지 나뉘어 나올 가능성이 많고 특히 만기일인 12일에 매물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자들이 이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미리 주식을 팔 필요는 없다는 이야기다.
외국인 역시 매도 강도를 이틀째 높였지만 5월까지 4개월동안 이미 3조6,981억원 어치의 매물을 내놓았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쏟아질 물량은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원화강세의 증시에 대한 부담도 그렇게 크지 않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박문광 현대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원화강세는 우리만의 일이 아니고 미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가 겪고있어 수익성에 미치는 악영향은 크지 않다"며 지나치게 민감한 반응을 보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에따라 투매에 동참하기보다는 800선 밑에서 차분하게 업종대표주를 중심으로 주식비중을 늘려나가야 할 것으로 진단했다.
조영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