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소유 제2금융권 금융기관들은 독립금융기관들에 비해 수익성, 재무건전성 등이 떨어지며 소속 계열사들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으로 대출을 확대해 차입의존도를 높여온 것으로 지적됐다. 이는 재벌 금융기관이 그룹의 자금조달창구의 역할을 했음을 나타내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따라 앞으로 재벌이 제2금융권 금융기관들을 인수할 경우 금융지배를 보다 확대하면서 전반적으로 건전성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커 이들 금융권의 대주주 자격요건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하고 있다.한국개발연구원(KDI)의 김준경(金俊經) 연구위원은 7일 「재벌의 제2금융권 금융기관 소유에 따른 문제점」이라는 보고서에서 지난 97년을 기준으로한 제2금융권 금융기관들의 총자산수익률(ROA·당기순이익/총자산)의 경우 재벌소속금융기관들이 -0.47%로 독립금융기관의 -0.37%에 비해 낮았다. 또 96년에도 재벌소속과 독립기관들이 각각 -0.68%와 -0.10%, 95년에는 각각 0.27%, 1.00% 등으로 재벌소속이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95∼97년중 업종별 ROA평균을 보면 보험사, 할부금융사를 제외한 모든 제2금융권에서 재벌사들이 독립사들보다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와함께 지난 98년 3월말 현재 종금사들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보면 독립금융기관이 가중평균 6.3%에 달했으나 재벌소속은 5.4%에 그쳤다. 같은 시점을 기준으로 한 증권사들의 순영업자본비율(영업용순자본/총위험액)역시 독립금융기관 234.2%, 재벌소속 금융기관 164.7% 등으로 재벌 금융기관들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었다. 아울러 제2금융권 금융기관을 1개라도 소유하고 있는 재벌 계열사들(외부감사 기업한정)의 차입금 의존도는 지난 97년말 현재 56.5%로 금융기관 미소유 기업들의 45.9%에 비해 10.6%포인트 높았다. 또 기업의 이자상환능력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비용)도 금융기관 소유기업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金연구위원은 제2금융권 금융기관의 지배 대주주에 대한 자격요건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금융기관 부실경영에 대한 지배 대주주의 책임을 규명하고 상황에 따라 감자, 법인청산 등의 조치를 과감히 취해야 하며 금융기관 지배대주주에 대한 여신제한과 내부자거래 등의 감독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97년말 현재 70대 재벌이 소유하고 있는 제2금융권 금융기관은 모두 109개로 전체의 50.7%를 차지했다. 업종별로 70대재벌의 점유비율은 생명보험회사 67.6%, 손해보험사 68.4%, 할부금융사 61.9%, 파이낸스.팩토링사 57.8%, 카드사 56.4%, 종금사 54.6%, 증권사 46.3% 등이었다./온종훈 기자 JHOH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