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가 핀란드의 휴대폰 제조업체 노키아를 인수할지에 대해 전세계 정보기술(IT)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9일자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리처드 유(사진) 화웨이 소비자사업그룹 회장은 "(화웨이와 노키아 양사가) 이런 결합을 하면 시너지가 있겠지만 노키아의 의향에 달린 일"이라면서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화웨이는 중국 최대 통신장비ㆍ서비스 업체이며 노키아는 스마트폰 시대 이전까지 세계시장 점유율 50%로 휴대폰시장 1위를 차지했던 왕년의 거인이다. 비록 노키아가 '삼성전자 갤럭시S와 애플의 아이폰'이라는 스마트폰 양강체제에 밀려 급격히 몰락했지만 여전히 휴대폰시장 3위를 기록하고 있다.
다만 FT는 "화웨이가 지난 1988년 설립 이후 한번도 대형 인수를 한 적이 없었다"며 한 소식통을 인용해 실제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도 이날 "화웨이 대외업무 담당인 빌 플러머 부사장이 노키아 인수계획이 없다고 해명했다"고 전했다. 노키아도 화웨이 인수시도에 대한 논평을 거절했다.
하지만 화웨이의 노키아 인수 가능성은 여전히 불씨가 살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 유 회장은 "향후 글로벌 스마트폰시장은 3~4개 주요 기업들로 통합될 것"이라며 노키아 인수로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그는 이어 "20년 전만 해도 우리의 존재는 미미했지만 현재는 최고 품질의 휴대폰을 생산한다"며 "경쟁사들과의 차이를 줄여가고 있고 최고가 되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화웨이가 노키아를 인수해 휴대폰시장 점유율을 단번에 늘릴 경우 글로벌시장에서는 애플ㆍ모토로라 등 미국과 삼성ㆍLGㆍ팬택 등 한국에 이어 중국이 3강 체제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된다. 노키아의 지난해 4ㆍ4분기 휴대폰 시장점유율은 17.9%로 삼성의 23.0%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화웨이는 스마트폰 전략 신제품 '어센드 P6' 발표회를 18일 런던에서 열었다. 두께가 6.18㎜인 세계에서 가장 얇은 스마트폰 제품으로 발표일자를 일부러 6월18일로 잡았다. 유 회장은 "갤럭시 S4, 아이폰 5ㆍ6 등은 어센드 P6와 같은 수준이 아니다"라며 삼성전자와 애플에 도발적 발언을 했다.
구글의 최신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 젤리빈을 채택한 데 이어 4.7인치 디스플레이, 1.5㎓ 쿼드코어 프로세서, 8GB 내장메모리, 2,000㎃h 배터리를 갖췄다. 무게는 120g으로 499유로(600달러)에 판매될 예정이며 오는 7월 말 이전에 중국ㆍ프랑스ㆍ독일ㆍ이탈리아 등 19개국에서 출시된 뒤 100개국에 추가로 시판될 예정이다. 올해 화웨이는 스마트폰 판매목표를 지난해의 2배인 6,000만대로 잡아 삼성전자ㆍ애플과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