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4일(현지시간) 쿠바의 수도 아바나에 54년 만에 미국 국기인 성조기가 게양된다.

미국 정부는 이날 오전 아바나 주재 미국 대사관에서 존 케리 국무장관과 브루노 로드리게즈 쿠바 외무장관을 비롯한 양국 정부 고위대표단이 참석한 가운데 성조기 게양식과 대사관 재개설 행사를 갖고 쿠바와의 외교활동 재개를 공식 선포할 예정이다. 이로써 양국은 1961년 1월3일 외교관계를 단절한 지 54년 만에 국교 정상화를 완결짓는다.

미 국무부 고위당국자는 12일 “이번 행사는 양국 외교관계 정상화의 정점을 찍고 새로운 관계로 나아간다는 상징성을 갖는다”며 “앞으로 양국은 다양한 분야에 걸쳐 대화와 협력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케리 장관은 14일 오전 국무장관 전용기편으로 아바나를 방문해 대사관에서 행사를 개최한 뒤, 로드리게즈 장관과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국교정상화의 의미와 향후 양국 관계 발전 방향을 설명할 예정이다.

미 국무장관이 쿠바를 방문한 것은 1945년 에드워드 라일리 스테티니어스 국무장관이 방문한 지 70년 만의 일이다.

케리 장관은 같은 날 오후 미국대사 관저에서 쿠바의 각계각층 인사들을 초청해 소규모 성조기 게양 행사를 연 뒤 워싱턴으로 돌아갈 계획이다. 이번 방문에서 케리 장관과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의 회동은 이뤄지지 않는 것을 알려졌다.

외교관계 복원에 따라 양국은 앞으로 미국의 대쿠바 금수조치와 여행·무역·금융 관련 경제제재 해제를 중심으로 국교정상화 후속조치를 본격 협의해나갈 방침이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