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리비 60% 인상 합의… 음식물쓰레기 대란 피했지만

종량제 봉투값 오를 듯
서민은 한숨만 푹푹 쌓이네

서울 자치구들이 음식물 쓰레기 처리 업체에 내는 비용이 지금보다 많게는 60% 넘게 오른다. 구별로 음식물쓰레기 종량제 봉투값도 줄줄이 인상될 가능성이 높아져 서민들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는 한국음식물류폐기물자원화협회와 음식물류폐기물 처리단가를 톤당 11만~12만원을 기준으로 삼아 정하기로 합의했다고 14일 발표했다.

서울 각 자치구들은 이를 기준으로 음식물 쓰레기 처리업체와 개별로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시에 따르면 현재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15곳(10곳은 자체 시설 처리)은 지금까지 톤당 평균 7만7,000원을 주고 음자협 산하 처리업체를 통해 음식물쓰레기를 버려왔다. 새 가격 기준에 따라 최고가격인 톤당 12만원으로 쓰레기처리 비용이 오를 경우 지금보다 60% 이상 인상되기 때문에 시민들이 부담하는 비용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시민들의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영등포구의 한 관계자는 "현재 톤당 9만1,000원에 맞춰 주민들로부터 리터당 61원씩 처리비용을 받고 있다"며 "업체와 계약 가격이 오르면 종량제 봉투값을 인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자치구의 예산 확보, 쓰레기량제 도입 효과 등으로 종량제 봉투 가격 인상률은 10~20%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 자치구들이 올해 음식폐기물 처리비용 인상을 예상해 톤당 9만원에 해당되는 예산을 확보했다. 또 올해부터 시 전역에서 전면 실시되는 음식물쓰레기 종량제에 따라 쓰레기량이 줄 것으로 보여 처리 비용도 낮아질 것으로 시는 예상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음식물쓰레기를 20% 줄인다면 처리비용 인상분을 모두 상쇄한다"며 "실제 일부 구는 종량제를 도입한 1월 쓰레기가 12%가량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현재 구청장들이 당분간 가격 인상을 미룰 것이라는 예상도 있지만 결국 인상은 예고된 수순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합의에는 음식물쓰레기 처리 업체들이 어떤 경우라도 시민의 불편이 없도록 차질 없이 쓰레기를 걷어간다는 내용도 포함돼 1월 시내 곳곳에 음식물쓰레기가 쌓였던 사태는 되풀이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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