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엔화 가치 하락에 따른 수출 감소가 올 하반기부터 본격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철강ㆍ석유화학 등 장치산업의 경우 엔저 타격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2일 LG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엔저 수출 영향 하반기 확대' 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 가시화되지 않았던 엔저 영향이 하반기부터는 철강ㆍ석유화학ㆍ기계ㆍ자동차업종을 중심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됐다.
엔화 가치가 떨어지면 일본의 수출이 늘고 한국의 수출은 줄어든다. 하지만 엔저가 한국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뚜렷하지 않다. 'J커브효과'라고 불리는 시차가 발생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지선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과거와 달리 일본 기업들이 달러 표시 수출단가를 바로 조정하지 않았다"며 "일본 수출기업들이 엔화 절하의 효과를 수출가격에 반영하기보다는 내부적으로 흡수하며 기업 실적회복에 주력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수익성이 빠르게 개선된 일본 기업들은 2ㆍ4분기부터 달러 표시 수출단가를 본격적으로 인하하기 시작했다. 엔저에 따른 수출 감소가 하반기부터 나타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 연구원은 "원ㆍ엔 환율이 10% 하락할 때 철강업종은 6% 이상, 석유화학과 기계업종은 2%가량 타격을 입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자동차 수출은 현재까지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향후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원ㆍ엔 환율이 추가 하락한다면 올해 우리 수출은 제자리걸음을 할 수도 있다"며 "정부는 경상수지흑자가 과도하게 누적되지 않도록 해 원화 강세가 너무 빠르게 진행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