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미국보다 자금 유출입 변동폭이 크고 주가가 오르면 펀드 환매도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투자협회는 10일 2006년부터 2013년까지 한국과 미국의 주식형펀드 자금 유출입을 비교한 결과 국내 주식형펀드의 순자금유입 표준편차는 0.0333으로 미국(0.0029)의 10배, 펀드환매율은 3.9%로 2배가량 높았다고 밝혔다.
순자금유입 표준편차는 주식형펀드로의 자금 유입과 유출을 계산한 값으로 숫자가 클수록 유출입 변동폭이 크다. 또 펀드환매율은 환매금액을 순자산의 월초·월말 평균으로 나눈 것으로 높을 수록 환매규모가 크다는 것을 뜻한다.
이외에도 미국은 자금 유출입이 주식변동성(시장위험)에 영향을 많이 받지만 한국은 주식수익률에 더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투자자들은 펀드에 투자할 때 손실을 나는 것에 민감하지만 한국 투자자들은 얼마나 높은 수익률을 내느냐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임병익 금융투자협회 정책지원본부 조사연구실장은 "한국의 경우 주식수익률이 오르면 펀드에서 자금이 많이 빠진다"며 "시장위험이 낮아져도 자금은 미국보다 더 많이 빠져나갔다"고 말했다.
미국의 자금 유출입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것은 미국의 자금이 주로 퇴직연금에서 지속적으로 유입되기 때문이다. 협회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2012년 말 기준 퇴직연금의 27%인 5조3,000억달러(펀드 순자산의 41%)가 펀드에 투자됐고 이 중 53%는 주식형펀드에 투자됐다. 하지만 한국은 2013년 말 기준으로 불과 퇴직연금의 5.4% 수준인 4조6,000억원(공모펀드 순자산의 2.5%)이 펀드에 투자됐으며 이 중 고작 2.2%(1,011억원)만 주식형펀드에 투자됐다.
전문가들은 박스권 고점에서의 반복적인 펀드 환매로 증시가 등락을 거듭하는 현상을 극복하려면 펀드자금 유출입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임 실장은 "한국도 퇴직연금과 적립식펀드를 비롯해 최근 도입된 '소득공제 장기펀드(소장펀드)' 등을 통해 안정적인 자금 유출입을 확보해야 한다"며 "펀드운용의 안정성을 높이고 수익률 제고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