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올해 말 한국판 S&P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가 등장한다. 미국의 대도시 주택가격 지표인 S&P케이스실러지수는 칼 케이스 웰즐리대 교수와 지난 2013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가 고안한 모델을 기반으로 국제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발표하는 미국의 대표 부동산가격지표다. 이 통계를 토대로 한 지수선물이 있을 만큼 정교하고 신뢰성도 높다.
14일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실물자산팀장은 "기존의 우리나라 부동산가격지표가 시장 상황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며 "우리나라 특성에 맞으면서도 대표성이 있는 지표인 'KDI부동산인덱스'를 개발해 이르면 올해 안에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DI는 그동안 한계로 지목돼온 기존 지표의 단순 가중평균 방식을 벗어나 실거래가격을 효과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추출 모델을 개발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국내에서 유일하게 대도시 아파트 시세를 전수조사하는 부동산114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한국감정원 등 3개 기관이 가격동향을 내놓고 있으나 표본이 너무 적거나 호가를 바탕으로 해 통계적 신뢰성 논란이 적지 않았다.
모델 개발 이후에는 케이스실러지수와 마찬가지로 전국 대도시별로, 세부적으로는 구(區) 단위까지 가격지수를 공표해 일반인들도 투자판단의 근거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KDI의 구상이다. 케이스실러지수는 도시 주택 가격을 4개로 세분화하고 있다.
송 팀장은 "케이스실러지수가 기존 지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도입된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도 기존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지수 마련이 시급하다"며 "물리적으로 실거래가격을 기반으로 하는 지표를 만들 수 없는 만큼 이를 최대한 반영할 수 있는 모델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