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지갑 서비스, 조용히 이용자 사로잡았다

스마트폰에 신용카드·멤버십카드·쿠폰 담아
'스마트월렛' 연초 가입자 1,000만명 예상


지갑이 아닌 스마트폰에 신용카드ㆍ멤버십카드ㆍ쿠폰 등을 담아 놓고 편리하게 쓸 수 있는 모바일 지갑(m월렛)서비스가 조용히 이용자를 늘려가고 있다. 최근 KT가 금융ㆍ유통업계와 손잡고 m월렛인 '모카'를 선보였으며 이외 하나N월렛(하나은행), 신한스마트월렛(신한은행), S월렛(신세계) 등 금융·통신·유통사들이 대거 모바일 지갑에 뛰어들었다.

이 가운데 출시 2년 반 만에 가입자 수로 가장 많은 700만명을 보유하면서 시장을 이끌고 있는 모바일 지갑은 SK플래닛의 '스마트월렛'이다.

23일 SK플래닛은 내년 스마트월렛을 국내 1,000만명이 사용하는 '빅월렛'으로 키우기로 했다고 밝혔다.

SK플래닛의 홍성민 월렛사업팀장은 "내년 1·4분기 내 스마트월렛의 가입자가 1,000만을 돌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모바일 지갑 서비스의 경우 가입자가 100만~200만명 수준에 그치는 점을 감안하면 단일 m월렛의 1,000만 가입자는 사실상 시장 고지를 선점하는 것과 같다.

스마트월렛의 빠른 성장세의 비결은 까다롭기 짝이 없는 결제 서비스에 공을 들이는 대신이용자의 편의에 중점을 뒀다는 데 있다. 결제의 경우 다양한 금융사ㆍ은행과의 제휴가 필요해 아직까지 결제 애플리케이션(앱) 하나로 다양한 직불ㆍ신용카드를 쓰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예를 들어 금융사에서 출시한 모바일 지갑 앱은 자사 카드를 이용하는 결제 서비스만 제공한다. 또 이동통신사에서 내놓은 앱이라도 일부 카드를 이용한 결제만 가능하다. 이용자가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온전히 이용할 수 없는 것이다.

SK플래닛은 스마트월렛에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을 담는 데 집중했다.

스마트월렛은 멤버십카드와 쿠폰 위주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실제로 지갑을 두껍게 만드는 것은 결제용 카드가 아니라 멤버십 카드와 쿠폰이다. 이용자의 입장에서도 이런저런 멤버십 카드와 쿠폰을 갖고 있으면서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롯데나 CJ 같은 기업들도 각자의 멤버십 앱을 키우는 데 공을 들였지만 요즘에는 스마트월렛에 무게중심을 더 두고 있다.

CJ원포인트 카드의 경우 스마트월렛을 통한 신규가입자 수가 하루에 1만5,000~2만여명에 달한다. 굳이 자사 앱만 키우려고 들 필요가 없는 것. 하이마트 등은 아예 독자적인 멤버십 앱 없이 스마트월렛에서 멤버십 카드를 발급하고 있다.

덕분에 SK텔레콤뿐만 아니라 다른 이동통신사 가입자들도 스마트월렛으로 모여들었다. 홍 팀장은 "스마트월렛은 KTㆍLG유플러스의 모바일 지갑 서비스와 달리 경쟁사 가입자 비중이 높다"며 "SK텔레콤 가입자 60% 외에는 모두 KTㆍLG유플러스 가입자"라고 설명했다. KT가 모카를 출시하기 이전에 운영해왔던 '올레마이월렛'의 경우 KT 가입자 비중이 90%에 육박했다.

스마트월렛의 1,000만가입자 확보 시점에서 국내 모바일 지갑 시장 쟁탈전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KT의 모카는 결제 방식을 근거리무선통신(NFC)과 바코드, QR코드(2차원 바코드)로 다변화하고 금융ㆍ유통업체 60여곳과의 제휴 서비스로 선전포고를 했다. 또 모바일 지갑 서비스는 위치기반 서비스이자 마케팅 플랫폼으로의 진화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예를 들어 이용자가 좋아하는 특정 매장 근처에 가면 자동으로 쿠폰을 제공하는 등의 서비스가 활성화되면서 누가 먼저 이용자들을 사로잡을지도 관건이다.

홍 팀장은 "앞으로 사용자환경(UI) 개편과 새로운 마케팅 도구, 쿠폰ㆍ티켓 다양화 등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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