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산업 키우자" 지자체마다 고삐 죈다

승마 미래 레포츠로 각광받으며 '말산업 특구' 지자체 경쟁 가열
경북 2019년까지 1000억 투입
낙동강 승마길·경주마 공원 건설
화성시 경마산업 육성 140억 투자


'낙동강변을 따라 경북 구미에서 상주까지 80㎞ 승마길을 조성해볼까.'

승마산업이 '미래 레포츠'로 각광받으면서 '말(馬)산업 특구'로 지정된 자치단체들이 부품 꿈을 꾸고 있다. 레포츠 업계에서는 국민소득 3만 달러가 넘으면 골프에 이어 승마가 각광받는 시대가 반드시 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경북도에 따르면 도는 조만간 말산업 특구 조성과 관련한 세부실천계획을 수립해 농림축산식품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후 실시설계용역을 거쳐 오는 2019년까지 총 1,000억원 규모의 각종 말산업 관련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지난해 제주를 국내 1호 말산업 특구로 지정한데 이어 최근 경북(구미·영천·상주·군위·의성)과 경기(화성·이천·용인)을 2·3호 말산업특구로 잇따라 지정했다. 말산업 특구는 농식품부가 말산업을 농축산업과 관광·레저 등이 결합된 농촌의 새로운 융·복합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추진해온 공모사업으로 지자체 사이에서 유치경쟁이 치열했다. 특구 유치로 경북도와 경기도는 앞으로 정부로부터 각종 시설인프라 구축과 콘텐츠 개발, 연관 산업 육성 등에 필요한 예산을 우선 지원받게 된다.

경북도가 추진하는 주요 사업으로는 구미시가 진행하고 있는 낙동강 승마길을 상주까지 연장해 총 80km 규모로 조성하는 사업이 대표적이다. 승마길은 흙을 단단하게 다져 말이 뛸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인데, 낙동강변을 따라 평균 3m의 폭으로 조성된다. 현재 구미시는 구미 옥성면 구미승마장에서 선산읍 독동리까지 17㎞구간에 대한 승마길을 조성(공정 40%)중이다. 승마길 주변으로 구미시에서 직영하는 구미승마장 외에도 7곳의 민간 승마장이 운영중이다.

또 '렛츠런파크(경마공원) 영천'과 연계한 경주마 휴양시설 및 승용마 거점 조련시설, 말 관련 상설공연장 설치, 농촌 승마체험마을 조성 등도 특구사업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렛츠런파크 영천은 서울(과천), 제주, 부산에 이은 4번째 경마공원으로 오는 2018년 국내 최대 규모(147만4,883㎡)로 개장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임도를 이용한 산악트레킹 코스 개발, 말 전용 조사료 재배단지 조성, 의료용품 등 연관산업 육성, 국립 재활승마센터 설치 등도 특구 세부사업으로 검토되고 있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말산업이 경북의 문화와 융합돼 농촌소득 증대는 물론 새로운 성장엔진이 될 수 있도록 집중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말산업 특구로 지정된 경기 화성시 역시 향후 5년간 말산업 인프라 구축, 승마수요 확대, 연계산업 육성 등에 140억원을 투자하겠다며 말산업 육성에 강한 의지를 다지고 있다. 화성시는 수려한 자연경관 등 지역 관광산업과 연계해 말산업을 적극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지난해 착공된 화성호 간척지 내에 들어서는 에코팜랜드에는 182㏊ 규모의 축산 연구개발(R&D) 및 승용마 단지, 117㏊ 규모의 말 조련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역시 특구로 지정된 이천시는 말 사육시설과 의료기관 등을 기반으로 한 말 생산·조련·유통에, 용인시는 승마 및 재활승마를 중심으로 말 산업 저변 확대에 각각 주력할 방침이다. 채인석 화성시장은 "수도권 승마인구와 연간 700만명에 이르는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해 관광과 승마를 융합한 새로운 관광 패러다임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말 특구로 지정된 자치단체는 아니지만 경남 함안군이 지난 3월 전국 처음으로 '경주마 생산농가'에 등록하는 등 자치단체 사이에서 말산업 육성 경쟁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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