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그레가 아이스크림 '메로나', 가공유 '바나나우유', 스낵 '꽃게랑'을 앞세워 해외 매출 1,000억원에 도전한다. 메로나, 바나나우유, 꽃게랑을 주력 수출 품목으로 내세워 중국ㆍ미주ㆍ러시아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빙그레는 지난해 500억원이었던 해외매출을 올해 800억원, 내년 1,000억원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빙그레는 최근 공시를 통해 브라질 상파울루에 국내 식품업계 최초로 현지 법인 '빙그레 브라질'을 설립했다고 15일 밝혔다. 빙그레가 단독으로 해외법인을 설립한 것은 지난 1967년 회사 창립 후 46년 만에 처음이다. 이번 브라질 법인 설립으로 빙그레의 해외법인은 지난 2011년 러시아에 현지기업인 비디시(BDC)그룹과 함께 설립한 합작법인인 '빙바'에 이어 2개로 늘어났다.
빙그레는 메로나가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브라질 시장을 시작으로 향후 중국ㆍ북미지역에도 현지 법인을 설립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빙그레는 지난 2008년부터 브라질에 메로나를 비롯한 아이스크림 수출을 시작해 지난해 브라질에서 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빙그레는 브라질 법인을 브라질, 파라과이, 아르헨티나 등 남미지역 아이스크림 수출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현지 수입상을 통해 해외 수출을 진행했으나 앞으로는 브라질 법인을 통해 남미지역 수출 업무의 효율성ㆍ수익성을 높이고 현지 유통채널 확대 및 마케팅 활동 강화로 아이스크림 수출 확대에 가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빙그레의 지난해 연 매출 7,891억원 중 약 42%를 차지한 아이스크림의 경우 내수 시장이 겨울부터 봄까지 비수기이기 때문에 이를 보완할 수출시장으로 계절이 국내와 정반대인 남미지역을 키우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중국 시장에서는 바나나우유의 수출이 증가세다. 바나나우유의 중국 매출은 지난 2011년 10억원에서 지난해 100억원으로 급증했고 올해도 8월까지 8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꽃게랑으로 현지 스낵시장 1위를 달리고 있는 최대 수출국가인 러시아에서는 지난 2011년 현지합작 법인을 설립한 후 지난해 1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미국ㆍ캐나다에서도 지난해 아이스크림 제품을 중심으로 1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그 동안 유음료ㆍ빙과류 등의 품목으로 내수 사업에 주력해온 빙그레가 단독 해외법인 설립에 나선 것은 내수 시장 성장 정체에 따른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최근 빙그레는 식품업계의 '알짜 매물'로 주목 받은 웅진식품 인수전에 참여했다 고배를 마셨다. 웅진식품이 강점을 지닌 과일주스 사업으로 사업영역을 넓혀 기존 유음료 사업과 시너지를 창출하려고 했으나 불발된 것.
빙그레 관계자는 "러시아의 뒤를 잇는 수출시장인 중국ㆍ미국에서도 매출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현지 생산시설 및 법인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 이와 관련된 검토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