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세상] '불확실성 시대' 새로운 위기경영이 필요하다

■ 리스크 인텔리전스 (프레드릭 펀스턴·스티븐 와그너 지음, 한빛비즈 펴냄)
전통적 경영 문제점 분석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10가지 기업 미래전략 소개



"가장 강하거나 가장 똑똑한 종이 아니라,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는 종이 생존한다."

찰스 다윈의 말이다. 다윈의 말은 기업 생태계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기업은 생존과 성장이라는 두 가지 본질적 의미를 지닌다. 둘을 모두 이루기 위해서는 '복원력'과 '민첩성'이 필요하다. 복원력은 부정적인 사건이 만들어낸 역경과 충격을 딛고 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한다. 민첩성은 기업이 새로운 현상에 직면했을 때 기회를 포착하는 적응력을 제공한다.

세계적인 경영 컨설팅업체 딜로이트에서 30여년간 수많은 글로벌 기업들의 경영에 조언을 해왔던 저자들은 '복원력'과 '민첩성'을 높이는 것이 기업의'리스크 인텔리전스' 라 강조한다. 불확실성의 시대, 부지불식간 기업 경영을 흔드는 위기(리스크)를 헤쳐나갈 수 있는 정보(인텔리전스) 말이다.

저자는 우선 전통적인 위기경영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이야기를 풀어간다. 리스크 발생 가능성을 수학적으로만 접근해 발생 가능성이 적은 리스크는 가능성 자체가 아예 없다고 무시하지만 이는 그릇된 생각이라 꼬집는다. 저자는 "현실에서 평생 한 번 겪을까 말까 하는 위기가 반복되고 그 주기도 짧아지고 있다"며 "이러한 위기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위기경영이 필요하다"강조한다. 그러면서 리스크 인텔리전스 기업을 위한 10가지 경영 기법을 찬찬히 소개한다.

저자가 처음으로 내놓은 방법론은 "가정을 다시 한 번 확인하라"는 것. "기업은 전략을 실패로 이끌 수 있는 리스크에는 관심을 갖지만, 추구하는 전략이나 목표가 잘못됐을 거라고는 생각지 않는다"며 "사람들이 믿는 전통적인 가정들을 '하얀 백조'로 생각하면 가정에서 벗어난 '검은백조'의 출현은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실례로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누구든 생각할 수 있는 가정들에 의문을 품고 전통적인 모델에 반대되는 사업 모델을 개발해 39년간 연속 흑자를 기록할 수 있었다. 다양한 기종의 항공기를 보유, 주요 공항을 중심으로 바퀴살형 구조를 띄는 '허브 앤 스포크'방식이 있어야 한다는 항공사의 사회적 통념을 깬 것이다. 사우스웨스트는 보잉 737 단일 기종에 소규모 공항을 연결하는 '포인트 투 포인트'방식을 만들어 경쟁우위를 점했다. 흔히들 믿는 가정에 의문을 제기하고 반대명제를 과감히 도입한 것이 긍정적인 결과를 낳은 대표적 사례다.

저자가 내놓은 또 다른 방법론은 "속도와 모멘텀(정해진 방향으로 이동하려는 경향) 요소를 고려하라"는 것. 9·11테러와 1970년대 오일쇼크, 2008년 신용위기의 공통점은 신속하게 발생해 장기간 영향을 미쳤다는 점이다. 9·11테러는 결제시스템의 붕괴 위기, 주식시장 휴장, 유가 및 상품가격의 폭등, 나아가 미국 정보기관의 개편으로 이어졌다. 금융위기는 경기침체의 시발점이 됐고, 많은 금융기관에 타격을 입혔으며 1930년대 이후 처음으로 전 세계적으로 정부가 은행과 기업경영에 개입하는 결과를 낳았다. 기업이 속도와 모멘텀을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저자가 가장 중요한 리스크 인텔리전스 경영기법으로 꼽는 것은 '운영의 기본원칙 유지'다. 로마인들이 새로 완성된 교량의 지지대를 제거할 때 그 교량을 설계한 기술자들을 그 아래 서 있게 했다는 사례를 선보이며 운영의 기본 원칙과 책임감 고취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2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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