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나이/ 점잖아 보이지만 놀 땐 노는 사나이/ 때가 되면 완전 미쳐버리는 사나이/ 근육보다 사상이 울퉁불퉁한 사나이/ 그런 사나이 (중략) 지금부터 갈 데까지 가볼까/ 오빤 강남 스타일 '
지난 해 싸이의'강남스타일'이 세계적으로 히트하면서'B급'은 대중문화 속성을 읽는 하나의 코드가 됐다. 한국 사회 중요한 화두로 자리하면서 관련 이야기도 무수히 쏟아졌다. 도대체 그 실체는 무엇이고 왜 지금 이 시대 B급의 향연이 펼쳐 지는가. 한 일간지 영화전문기자로 일하며 영화평론가로도 활동하는 저자가 직접 펜을 들었다.
저자는 B급 문화의 핵심을"의도된 싼티ㆍ촌티ㆍ날티""계몽과 권위를 벗어난 일탈과 유희의 문화"라고 정의한다. 특히 B급 문화의 저항성에 주목하며"우리 사회의 소외된 욕망의 목소리, 1% 승자 독식의 사회에서 나머지 99%의 희로애락을 담아냄으로써 변화와 개혁의 열망을 드러낸다"고 풀이한다.
놀이에서 출발한 B급 문화가 민주주의 광장으로 나아가 대안의 목소리를 만들어낼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그는"B급은 주류·공식문화·고급 예술의 바깥에서 생성되며 끊임없이 바깥으로 탈주하는 '바깥의 상상력'이자 광장에서 제 각각으로 외치는 아우성, 각자의 방식으로 펼치는 놀이판"이라 말한다. 이어"중요한 것은 지금 여기 없는 것을 상상하고 실천하며 새로운 미학으로 표현하는 일"이라며 "이는 곧 창조적 사회를 구현할 수 있는'플랜 B'로의 전환을 이끌 수 있다"고 역설한다.
B급이란 단어의 어원과 개념에서 시작해 사회ㆍ문화적 맥락, 확산 배경과 원인, 분야별 B급 코드와 메시지, 사례 등을 다각도로 짚어볼 수 있는 유익한 문화 비평서다. 1만 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