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독자 GPU 단 프리미엄폰 나온다

고화질 디스플레이 경쟁 대비… 美서 마무리 테스트 내년 상반기 출시
AP부터 스마트폰 부품 내재화로 스마트홈·IoT 경쟁력 한층 높여


삼성전자가 독자기술로 모바일용 GPU(그래픽처리장치)를 개발하고, 이를 내년 상반기부터 출시되는 스마트폰에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더 크고 선명한 디스플레이 경쟁에 대비하기 위한 것. 특히 내년부터 모바일 시장이 본격적인 64비트 체제에 돌입함에 따라 AP부터 GPU까지 자체적인 개발 능력을 갖춰 프로세서부터 콘텐츠, 그래픽 등에 이르는 스마트폰 핵심부품에 대한 내재화를 통해 경쟁력을 한층 더 끌어올리겠다는 계산이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늦어도 내년 상반기 중 선보일 14나노 공정의 64비트급 AP 차세대 모델에 독자 기술로 개발한 모바일용 GPU를 조기에 탑재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이 독자 기술로 개발한 GPU는 자체 개발한 AP 엑시노스 시리즈에 최적화된 설계로 고해상도급 그래픽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도록 성능이 대폭 개선된 제품이다. GPU는 AP에서 각종 그래픽 데이터를 처리하는 핵심 역할을 한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현재는 ARM사의 말리 시리즈를 탑재하고 있는데 지난 수년간 이를 대체하기 위해 노력해왔고 최근 독자 기술화에 성공해 내년 상반기 중 출시될 64비트급 AP에 조기 장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현재는 미국 '오스틴 R&D센터'에서 독자 개발한 GPU의 상용화에 대비한 마무리 테스트가 한창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자체 GPU를 개발, 상용화를 서두르는 것은 고화질 디스플레이의 경쟁이라는 시장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동시에 특허 라이선스 비용 감소를 통한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 때문이다.

애플은 이미 엔비디아와 AMD사의 GPU 아키텍처 설계 부문과 하드웨어 엔지니어 부문의 기술자들을 수차례 영입했다. 삼성전자가 최근 독자 GPU 개발을 위해 엔비디아와 AMD, 인텔 등에서 일해온 개발자들을 잇따라 유치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최근 엔비디아가 GPU 관련 특허를 침해했다며 삼성전자에 소송을 제기한 것도, 삼성전자의 GPU 독자 기술력 강화를 견제하기 위한 속내에서 비롯됐다는 업계의 분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내년부터 자체 개발한 타이젠 운영체제(OS)의 활용 대상을 기존 스마트워치에서 스마트폰, 스마트TV로 확대할 계획으로 GPU의 독자 기술화가 필요하다"며 "특히 스마트홈·사물인터넷 등 차기 블루오션 시장에서도 활용도가 높기 때문에 독자 GPU 개발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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