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내년 매출 목표 250조원 달성을 위해 '웨어러블기기' 시장에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에 접어들어 새로운 먹거리가 필요한 것은 물론 웨어러블기기 시장이 차세대 블루오션으로 주목받는 만큼 집중 투자를 통해 애플이나 구글보다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동시에 이 분야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속내다. 영국의 시장조사기관 IMS리서치는 글로벌 웨어러블 시장이 올해 14억달러(약1조7,000억원)에서 오는 2016년에는 60억달러(약 7조원)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7일부터 나흘간 수원·기흥사업장에서 열린 글로벌 경영전략회의에서 이같은 경영전략을 확정하고, IT·모바일(IM) 부문을 중심으로 디바이스솔루션(DS)과 소비자가전(CE) 등 3대 부문간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통해 내년부터 웨어러블기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세부 사업전략을 추진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웨어러블기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삼성전자의 사업전략 키포인트는 헬스케어다. 모바일을 기반으로 웨어러블 제품군을 다양화는 동시에 헬스케어 기능을 접목해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두겠다는복안이다. 이를 위해 스마트폰을 비롯해 태블릿PC와 연동·호환되는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를 대거 개발해 내년 상반기부터 선보일 방침이다.
당장 내년 2월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모바일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갤럭시기어의 후속 제품으로 팔뚝에 찰 수 있는 암밴드 형태의 웨어러블 디바이스 '갤럭시밴드'(가칭)를 공개할 것으로 전해졌다. 갤럭시밴드는 헬스케어 제품으로 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 기반의 압력과 온도 및 습도·모션 등 다양한 센서를 탑재해 사용자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파악, 몸상태는 물론 필요한 운동량 등 건강정보를 제공한다.
삼성전자 내부적으로는 이미 웨어러블 시장에 대비하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 소재 삼성 오픈이노베이션센터(OIC)는 센서를 통한 데이터 수집과 상황 인지, 맥락 분석, 음성 인식, 안내 기술을 포괄적으로 통합한 개방형 소프트웨어 플랫폼인 'SAM'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이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만든 앱 생태계처럼 웨어러블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데이터 생태계를 구축, 정보기술(IT)업계 표준으로 육성하겠다는 계산이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삼성그룹은 최근 전체 계열사 사장단이 참석하는 정기 수요 사장단회의에서 '웨어러블 컴퓨터, 웨어러블 헬스케어'를 주제로 하는 강의를 열어 웨어러블기기 시장의 중요성을 전파하기도 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모바일과 헬스케어의 결합에 패션까지 더해 새로운 디바이스 트렌드를 만들겠다는 전략도 갖고 있다. 올해 갤럭시노트3와 갤럭시기어를 세계 4대 패션위크로 꼽히는 뉴욕·런던·밀라노·파리 패션위크 행사에 모두 참여시킨 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올해 선보인 시계에 이어 내년에는 밴드, 안경 등으로 웨어러블기기를 다양화하기로 했다. 이와함께 접목시킬 제품군도 스마트폰에서 태블릿PC까지 확대해 웨어러블 기기를 또 다른 패션아이템으로 재탄생시켜 새로운 매출원으로 자리잡도록 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웨어러블기기 시장이 차세대 블루오션으로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시장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이 이미 시동을 걸었다"면서 "모바일을 기반으로 웨어러블기기를 다양화하고 여기에 헬스케어 기능을 결합한 신개념 제품군을 다양하게 개발해 웨어러블기기 시장에서는 패스트 팔로워(추종자)가 아닌 퍼스트 무버(선도자)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