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5년간의 강남 생활을 마무리 짓고 세종시로 떠난다. MB정부가 들어서며 서초구 반포동 옛 기획예산처 청사로 이사했던 공정위는 이제 다시 세종시에서 다른 경제 부처들과 함께 둥지를 틀게 됐다. 다만 공정위의 전원회의는 내년 1월 달까지 서울에서 열리고 이후에도 이원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관가에 따르면 공정위는 18일까지 이사를 마무리 짓고 대선이 끝난 직후인 20일부터 세종시에서 업무를 시작한다.
공정위는 1995년 경제기획원 해체와 동시에 중앙행정기관으로 독립한 후 줄곧 과천 청사에 있었다. 하지만 2008년 MB정부가 들어서며 기획예산처가 없어지고 공정위가 반포동 옛 기획예산처 청사로 이전해 독립적인 생활을 했다.
카르텔ㆍ시장지배적지위남용 등 공정위의 주요 사건을 처리하는 전원회의는 내년 1월까지는 서울에서 열릴 예정이다. 세종시에 전원회의 심판정이 아직까지 완공되지 않은 탓이다. 내년 1월 이후에도 전원회의는 공정위 서울사무소가 이전하는 과천 청사와 세종시로 이원화될 가능성이 크다.
전원회의 시간도 앞당겨진다. 지금까지는 오후2시에 시작하던 것이 앞으로는 오전10시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대형 사건의 경우 보통 전원회의가 밤까지 이어지는데 세종시에서 회의가 늦게 끝날 경우 피심인들이 돌아갈 방법이 마땅찮기 때문이다.
반포동을 떠나는 공정위 직원들은 다소 아쉬운 표정이다. 그동안 다른 부처들과 함께 있지 않아서 장점도 많았기 때문이다. 공정위의 한 관계자는 "보안이 생명인 공정위의 업무 특성상 독립된 공간에서 업무를 했을 때의 유리한 점도 있었다"며 "앞으로는 세종시에서는 사건 조사 등과 관련해 더욱 철저히 보안을 유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