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위 군기반장] 통신사업자 '소비자 불만순위' 발표

통신위원회가 통신사업자들을 다스리는 「군기반장」을 자처하고 나섰다.통신위는 1일 통신사업자 민원처리 실태분석자료를 통해 올해 상반기중 이용자들이 제기한 피해건수를 모아 업체별로 순위를 발표했다. 사업자들에게 민원을 해결하라고 넘긴 사항에 대한 사후 처리결과도 낱낱이 들춰냈다. 통신위는 전화회사중에서는 한국통신에 대한 불만이 데이콤보다 2배 이상 많다는 사실을 구체적인 수치를 들어가며 발표했다. 5개 이동전화회사중 이용자 불만신고가 가장 많은 업체는 LG텔레콤이고, 이첩 민원을 가장 늦게 처리한 업체는 한솔PCS라고 공개했다. 또 부가통신업체중 소비자 불만 1위 업체로 하이텔이 뽑혔다고 밝혔다. 통신위는 지난 97년8월 발족 이후 불공정·부당행위에 대해 사안별로 시정명령을 내리는게 전부였다. 이와 비교해볼 때 통신위의 이날 발표는 통신사업자들이 제일 싫어하는 「순위」를 매겨 보란듯이 공표했다는 점에서 매우 이례적이다. 통신업계는 이에 대해 『통신위가 화를 내기 시작한 것 아니냐』고 해석하고 있다. 「군기반장」역을 자임하고 나섰다는 뜻이다. 통신위는 이에 앞서 지난달 29일에도 신세기통신에 이동전화 부당요금 반환 시정조치를 내리면서 이례적으로 의결 내용에 대한 의미까지 부여했다. 비슷한 유형의 부당행위에 대해선 앞으로 가차없는 조치를 취하겠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날 지적을 받은 통신업체의 한 관계자는 『일단 까발려놓는 「인민재판」과 다름없다』고 말하면서도 『통신위가 사업자들에 대해 「시어머니」의 위상을 확보하려는 것 같다』며 긴장하는 표장을 감추지 못했다. 통신위 김치동 사무국장도 『이번 조치는 맛보기에 불과하다』고 말해 더욱 강력한 조치들을 취할 것임을 시사했다. 통신위는 앞으로 공개처리를 강화하고 소비자단체와의 연계도 적극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류찬희 기자 CHAN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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