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년간 해외 증시의 매력이 부각되면서 국내 펀드와 해외 펀드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해외 증권(주식ㆍ채권)에 투자하는 펀드(해외 자산 60% 이상 편입)의 설정액은 7,000억원 가까이 늘어난 반면 국내 증권에 투자하는 펀드는 1조원 넘게 빠졌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3월14일부터 1년간 국내 설정된 해외 증권 투자 펀드는 372개에서 408개로 늘었고 국내 증권 투자 펀드는 128개가 줄어 현재 1,771개를 기록했다. 설정액도 해외 투자 펀드는 6,927억원 늘었지만 국내 투자 펀드는 1조3,194억원 줄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부터 양호한 수익률을 보여준 해외 주식과 해외 채권 덕분에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장춘하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식과 채권에 대한 기대수익률이 낮아지면서 해외가 국내보다 수익을 더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겼다"며 "미국ㆍ일본 등 선진국들의 수익률이 좋아지고 있는데다 정책 기대감이 지표에 반영된다면 중국 같은 이머징 국가에 자금이 더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에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신도시화 정책 등 경기부양 정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 지지부진했던 중국 주식시장도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며 "최근 경기 지표도 회복세를 보이는 데다 경기 부양책이 실물 경기에 반영된다면 중국 주식시장의 전망은 밝다"고 내다봤다.
특히 채권형 펀드에 자금이 몰렸다. 해외 채권형 설정액은 올해 들어서만 5,278억원의 자금이 몰렸고 1년 동안 1조6,047억원이 늘어 현재 3조6,433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국내 주식형 펀드는 같은 기간 2조7,659억원이 빠져나갔다. 장 연구원은 "과거 코스피 지수가 2,000포인트 부근일 때 국내 주식형 펀드에 가입했던 사람들은 지수가 회복되면 환매를 많이 하고 있어 국내 주식형 펀드는 꾸준히 빠지고 있다"며 "해외 채권형 펀드는 상대적으로 이자 수익이 좋고 안정성까지 있기 때문에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중위험ㆍ중수익 상품의 인기가 해외 채권형 펀드에 자금을 끌어모으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은 "해외 하이일드채권 펀드, 신흥국 채권 펀드가 중위험ㆍ중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고 부각되면서 해외 채권형 펀드로 자금이 몰렸다"며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적고 안정적인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상품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