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보, 건설사 융자금 1조… 4월부터 전액 환수하기로

건설업체 보유 지분 사들이고 나머지는 30년 장기 분할 회수
업계 "감자로 투자금 손해 불구… 1주당 매입가 너무 낮아" 반발


대한주택보증이 건설업체들에 빌려준 1조원 규모의 융자금 환수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다음달부터 건설업체가 보유한 대주보 지분을 다시 사들이고 남은 융자금을 오는 5월 초부터 30년 장기 분할상황 방식으로 회수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대주보가 예상하는 1주당 가격이 9,499원선으로 업계 측의 예측보다 낮은 수준이어서 이를 두고 갈등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대주보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정부와 건설업계 간 융자금 실무협의회를 꾸려 잔여 융자금에 대해 장기 분할상환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지난해 말 기준 440여개 건설업체가 대주보에 갚아야 하는 융자금은 약 8,700억원에 이른다.

이 금액은 지난 1993년 대주보의 전신인 주택공제조합이 설립되면서 건설업체들이 의무적으로 출자한 뒤 출자금의 80%가량을 연 3~4% 저리로 다시 빌려 간 돈이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로 공제조합이 부실로 이어지자 1999년 대주보가 탄생하고 주택업계 출자분 76%에 대한 감자가 이뤄졌다. 출자금은 사라지고 융자만 남게 된 건설업계가 그동안 융자금을 탕감해줄 것을 요구하면서 15년 동안 거치기간이 매년 연장되고 이자도 당초 5%에서 1%까지 낮아졌지만 융자금 회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대주보는 건설업체들이 소유한 대주보 주식을 올해 5월4일 최초 상환기일이 시작되기 전까지 취득한다는 계획이다. 주식으로 상계처리한 뒤 남은 융자금은 30년 분할상환으로 되돌려 받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이달 30일 주주총회에서 자기주식 취득에 관한 내용을 통과시키고 이후 이사회를 열어 주식 가격을 확정 지을 예정이다.

하지만 대주보의 환수계획에 대해 업계에서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가장 큰 쟁점은 대주보에서 사들이게 될 주식 가격이다. 업계에서는 과거 감자로 인해 투자금까지 손해를 본 상황에서 충분한 협의 없이 1주당 가격이 지나치게 낮게 책정됐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대주보에서는 관련 용역이 객관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박승만 대주보 창조기획팀장은 "삼일회계법인에서 주식가치 평가작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업체 선정 평가위원회 8명 중 대주보와 건설업계 비율을 50대50으로 정하는 등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건설업계의 자금부담을 최대한 낮추기 위해 주식 상계와 30년 분할상환 안을 끄집어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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