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중에서도 대우그룹의 실사결과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가 빠르게 확산된게 주가급락의 주요인이 됐다. 대우 실사결과가 발표되면 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된다는 긍정적인 분석도 없지 않았으나 손실규모가 크다느니, 대우측의 비협조로 실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절름발이 실사가 될 것이라느니 하는 소문이 확산되는 등 부정적인 측면이 투자심리를 불안케하고 있다.이런 불안한 분위기 속에서도 대우 손실부담을 무난히 소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유력한 증권업을 비롯한 일부 업종 주식은 상승하는 등 실사결과 발표이후 시장 흐름을 읽을 수 있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대우실사에 대한 부정적인 해석이 주가하락 부채질한다 지수 800선이 무너지는 급락장이 전개된 것은 대우실사에 대한 갖가지 억측성 의혹과 부정적인 분석들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우선 대우 핵심계열사의 자산손실률이 최고 50%에 달해 이전 전망치인 25~30%선을 훨씬 웃돌 수도 있다는 진단이 우려감을 증폭시켰다. 비교적 우량 계열사로 알려졌던 대우중공업과 대우전자는 20~30%수준, 대우자동차와 대우통신은 30~40%선, 그리고 (주)대우는 50%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는 분석이 그것.
여기에다 대우측의 비협조로 실사에 참여하고 있는 회계법인들이 제대로 손실규모를 파악하지 못해 자칫 부실실사가 될 지 모른다는 소문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또 금융시장 충격을 염려해 손실규모를 줄이고 짜맞추기식 발표를 할 가능성이 있다는 설, 그리고 실사발표가 지연될 것이라는 확인되지 않은 악성루머 또한 불안감을 증폭시킨 요인이 됐다.
◇대우실사 발표, 아직 호재냐 악재냐에 대한 평가는 이르다 이처럼 부정적인 해석들이 많지만 아직은 대우실사 결과를 증시에 호재다, 악재다 라고 구분짓기는 이르다는 진단이 우세하다. 실사결과 발표는 그동안 시장을 압박했던 대우 먹구름이 걷히고 투명성이 높아진다는 측면에서 호재라는 평가가 만만찮은게 사실이다.
정부에서는 이런 낙관적인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는 듯하다. 대우부실이 드러나 불확실성이 제거되면 금융시장은 안정을 찾을 것이라는 기대이다.
반면, 우려와 같이 부실실사가 되거나 충격을 줄이기 위한 축소실사가 될 경우 금융시장, 특히 증권시장이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 역시 힘을 얻고 있다. 증권업계 일부에서는 현재 진행중인 실사가 확대포장돼 있어 실사이후에라도 추가손실이 생길 수 있다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장만호(張만鎬) 대한투신 수석운용역은 『지금 나오는 얘기들은 단지 추정이나 소문에 불과한 만큼 속단할 수 없다』며 『손실규모가 어느정도가 될지 모르지만 불확실성이 사라진다는 측면에서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송병철(宋炳哲) 한누리증권 해외영업팀장은 『대우사태라는 뇌관이 해체되는 과정에서 진통은 따르게 마련』이라며 『손실규모가 예상외로 크게 나올 경우 국내 기관은 물론 외국인들도 이탈하는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업종 및 종목별 차별화는 시작됐다 대우실사 결과 발표는 업종 및 종목간 주가차별화에 가속도를 붙일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 계열사내에서도 손실규모가 작은 종목은 그동안의 부진에서 벗어나 상승탄력을 받을 소지가 많고, 증권업처럼 대우손실부담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고 분석된 업종 역시 견조한 주가흐름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대신, 손실규모가 큰 대우 계열사나 관련기업 여신이 많은 은행은 부담이 더욱 커져 주가 또한 탄력적으로 움직이지 못할 것이라는게 증권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예상이다. 한마디로 대우부실이 드러남에 따라 종목, 업종간 명암이 뚜렷해지고 주가차별화도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LG증권 관계자는 『실사결과에 따라 시장의 방향성이 정해지면서 주가차별화현상이 심화될 것』이며 『여기에다 국내 시장이 미국증시 영향을 많이 받고 있기 때문에 미국시장 움직임도 또하나의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석훈기자SH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