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BMW 3세대 미니 '쿠퍼S'

6.7초면 시속 100㎞ '귀여운 반항아'
2,990만~4,240만원 가격은 다소 부담


지난 10일 경기도 파주 일대에서 열린 3세대 '미니(MINI)' 시승회에 참가했다. 수십대의 신형 미니가 달리자 근처 모든 운전자와 행인의 시선이 집중됐다.

이날 시승한 차는 미니 '쿠퍼 S'다. 2ℓ급 4기통 터보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최상급 모델이다.

가속 성능과 제동력은 이전 모델과 마찬가지로 뛰어났다. 작은 덩치여서 더욱 민첩하다. 운전자가 밟고 꺾는대로 충실하게 움직여준다. 강아지 얼굴같은 앞모습을 지닌 미니가 거리를 달리는 모습을 보면 정말 귀엽다는 생각이 든다.

주행 모드를 스포츠 모드로 바꾸고 액셀러레이터를 밟자 강한 배기음과 함께 한층 터프한 성능을 낸다. 3세대 미니 쿠퍼 S는 최고 출력이 192마력, 최대 토크는 28.6㎏·m로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 데 6.7초가 걸린다. BMW 4시리즈 컨버터블이 6.2초가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신기할 정도의 성능이다. 이렇게 작고도 강하면서 재미있는 차는 만나기 어렵다.

이번 신형 미니는 세대를 거치며 내려온 고유의 개성을 충실히 계승하면서도 이전 모델에서 불편했던 점은 개선했다.

미니 특유의 항공기 조종석 같은 토글 스위치와 계기판은 그대로지만, 다소 생뚱맞게 센터페시아에 달려 있던 차창 개폐 버튼은 운전석 왼쪽으로 옮겼다. 또 이전처럼 차 열쇠를 꽂는 방식이 아니라 스마트키를 소지한 채 빨간색 스위치를 눌러 시동을 거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동그란 미니의 차 열쇠를 꽂고 시동을 거는 재미가 그립긴 하지만, '하트비트(Heart beat)'라는 이름까지 붙은 새 시동스위치 역시 미니다운 디자인이다.

정보기술(IT)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차 안에서 음악을 추천받고 트위터, 페이스북, 최신 뉴스를 확인할 수 있는 '미니 커넥티드(connected) 시스템'이 도입됐다.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한글 인식 기능을 갖췄다. 목적지를 입력할 때 스크린에 손가락으로 '가'를 쓰면 비슷한 글자 여러 개가 뜨고, 운전자가 그 중 하나를 선택하는 식으로 작동한다.

실내 공간도 좀 더 넓어졌다. 차체 크기가 조금 커지면서 휠베이스도 28㎜가 늘어났다. 덕분에 누군가를 태우기가 다소 미안했던 뒷좌석의 무릎공간이 19㎜ 여유로워졌다. 트렁크도 예전보다 32% 넓어진 211ℓ다. 2,990만~4,240만원이라는 가격은 고급스런 패밀리 세단도 너끈히 살 수 있는 가격이지만 미니의 매력에 빠진 이들에겐 감당할 수준인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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