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영호, 北 6자 수석대표 유력

북한의 최고권력 승계 구도가 확정되면서 실세로 떠오른 리영호 외무성 부상의 역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북한 대외관계 정책의 핵심포스트인 6자회담 수석대표직도 승계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의 행보는 주목의 대상이다. 정부 고위소식통은 30일 "이번 승진인사에 따라 자연스럽게 리영호가 6자회담 수석대표를 맡을 가능성이 높다"며 "김계관은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제1부상이어서 직접 협상의 전면에 나서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영호는 주영 북한대사 출신으로 영어에 능통하고 대외협상에 유능해 그간 북한 외교를 이끌어갈 차세대 주역으로 주목 받아왔다. 대미 전문가로서 군축ㆍ인권ㆍ생화학무기ㆍ미사일ㆍ핵 등 주요 외교현안을 다뤄왔고 지난 1990년 초부터 진행된 북미 간 각종 협상과 6자회담에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해왔다. 리영호가 그간 공식적으로 6자회담 협상에 참여해온 것은 아니다. 김계관 수석대표 아래의 차석대표는 리근 외무성 미국국장이 맡아왔다. 다만 리영호는 참사로서 6자회담 협상의 방향과 전략ㆍ전술을 수립하는 데 깊숙이 관여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가가 주목하는 것은 북한이 대외관계의 핵심인 6자회담 협상대표의 교체를 계기로 새로운 협상 틀을 모색하고 나올 가능성이다. 1차 북핵위기 이후의 제네바 협상은 강석주가, 2차 북핵위기 이후의 6자회담은 김계관이 맡아왔다. 한 외교소식통은 "새로운 협상대표가 등장한다면 이는 새로운 협상 틀을 염두에 둔 전략적 포석일 수 있다"며 "의장국 중국의 영향력 등을 감안할 때 6자회담이 재개되더라도 과거와는 패턴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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