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은 GS건설을 이영애가 광고하는 ‘자이’브랜드로 많이 기억하시는데, 실상 해외건설시장에서 선두권이라는 것을 아시나요?” 중동의 허브격인 두바이에 자주 머물며 해외 건설 수주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는 허선행 GS건설 해외영업부문장은 “올들어 플랜트 등 해외건설 수주액이 45억달러로 연간 목표를 초과 달성하는 등 GS건설이 해외건설시장을 선도적으로 이끌고 있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우리 건설업체들은 지난해 무려 398억달러의 해외건설 수주실적을 기록하며 1965년 첫 해외진출 이후 사상 최고의 한 해를 보낸데 이어 올해도 호황기를 이어가고 있다. 1970년대 제1차 중동붐에 이어 다시 한번 제2의 해외건설 ‘新르네상스’ 시대가 펼쳐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GS건설은 지난해 플랜트 부문에서 수주 3조7,300억원, 매출 1조9,900억을 달성하며 건설업계 해외 1위를 당당히 차지했다. 특히 지난 5월에는 쿠웨이트 석유공사가 5개로 분할 발주한 정유 플랜트 단지의 핵심공정이면서 금액도 40억달러(GS건설분 약20억불)로 가장 큰 Package#1을 일본 JGC와 함께 수주했다. 단일 정유플랜트 규모로는 세계 최대 규모를 수주한 것이다. 또한 올들어 아랍에미리트에서 11억4,000만달러 규모의 ‘정유플랜트’를, 앞서 지난해 8월 이집트에서 20억달러 규모의 ‘정유플랜트’ 사업을 따내는 등 글로벌 초대형 정유플랜트 시장에서 강자로 떠올랐다. 사업지역 다각화에도 역점을 기울여 올들어 러시아 타타르스탄에서 9억달러(GS건설몫 4억달러) 규모의 ‘정유 공장’, 태국에서 5억4,000만달러(GS건설 몫 4억달러) ‘LNG 인수기지’ 건설 등 굵직한 프로젝트를 잇따라 수주했다. 중동을 넘어 아프리카, 러시아, 동남아 등으로 사업지역 다각화 체제를 구축한 것이다. 특히 원유, 천유가스, 광산이 풍부하고 전력ㆍ통신ㆍ항만ㆍ도로 등 인프라 확충이 크게 늘어나며 플랜트 건설시장의 블루오션으로 여겨지는 아프리카 진출에 가장 적극적인 곳이 바로 GS건설이다. 그렇다면 과연 GS건설이 해외 건설시장에서 승승장구하는 원동력은 뭘까? 물론 최근 고유가로 인해 오일달러 특수가 석유생산시설, 송유관, 저장시설 등 플랜트 건설수주 증가로 이어지는 덕을 보고 있지만 GS건설의 경쟁력이 뛰어난 것이 해외 플랜트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주 요인으로 꼽힌다. 우선 정유ㆍ석유화학 분야에서 높은 기술력과 풍부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플랜트사업본부 직원 중 절반이 설계ㆍ기술 인력일 정도다. 수 년 전부터는 인도ㆍ유럽 등에서 고급 기술 인력을 스카우트하고, 2006년 9월에는 해외 설계 법인을 별도로 설립했다. 설계ㆍ구매ㆍ시공능력은 물론 프로젝트 파이낸싱(PF), 타당성조사, 운영ㆍ관리 등 플랜트 사업의 거의 모든 분야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GS건설의 한 관계자는 “설계능력을 좀더 높여 턴키 수주 역량을 확대하기 위해 해외 엔지니어링 업체에 대한 M&A(인수ㆍ합병) 여부도 저울질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시장개척 능력이 우수한 점도 특징이다. GS건설이 진출한 국가는 중국, 베트남, 인도, 이란, 쿠웨이트, 오만, 카타르, 이집트, 태국, 러시아 등 매우 다양하고 현지화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을 받는다. 해외 구매 법인을 통해 원자재 구입처도 안정되게 확보하고 있다. 무엇보다 수익성 극대화에 힘을 쏟고 있는 점이 돋보인다. 허명수 GS건설 사업총괄사장은 “70~80년대는 건설업체들이 낮은 노임을 바탕으로 토목ㆍ건축 사업 위주로 했으나 요즘은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플랜트 공사 비중이 매우 높다”며 “내부적으로는 12% 이상 수익이 나지 않는 해외 프로젝트는 수주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고 털어놨다. 불과 3~4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 건설업체 중에는 수익성을 가리지 않고 일단 수주부터 하고 보자는 분위기가 좀 있었으나 지금은 실제 수익이 많이 나는 프로젝트를 골라 수주한다는 것이다. 이를 이해 LNGㆍ GTL(Gas To Liquid) 시장 등 급성장하는 고부가가치 시장에 대한 진입에도 더욱 힘으로 쏟을 방침이다. 아직은 해외 선점업체들의 카르텔 장벽이 높아 애로가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정면돌파를 시도하며 가시적인 성과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水처리·발전사업 新성장동력으로"
'자이' 아파트 명품화·해외개발사업 적극 추진도
GS건설은 수처리ㆍ발전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아 글로벌기업으로 도약한다는 전략이다. 또한 해외 복합단지 개발사업을 확대하고, 국내에서도 복합개발 참여 확대와 함께 '자이'아파트의 명품화를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GS건설은 올 초 김갑렬 사장(CEO), 허명수 사장(COO) 등이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비전(Vision) 2015 선포식'을 갖고 2015년에는 수주 24조원, 매출 18조원 규모 중 해외사업 비중을 50%까지 끌어 올려 글로벌 톱 10건설사로 우뚝서겠다는 전략을 공유했다. 이를 위해 중장기적으로 수처리, 폐기물사업 중심의 환경사업과 발전, 가스와 같은 에너지 플랜트사업에 주력하기로 했다. 또한 강점을 갖고 있는 해외 플랜트 시장확대를 비롯 해외 복합개발사업, 댐, 항만 등의 토목사업도 늘리기로 했다. 아르메니아 발전소 사업(2억1,800만달러)을 지난해 말 수주해 일단 해외발전사업에 첫발을 내딛는 계기는 일단 마련했다. 특히 2012년 500조원 규모의 물 산업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여 담수화 설비와 환경정화 등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발굴해 육성하기로 했다. 허명수 사업총괄사장은 지난 5월 기자간담회에서 "수자원 고갈 등으로 인해 앞으로 담수설비 시장이 커질 것"이라며 "환경ㆍ발전 분야에서 민영화되는 한국전력 자회사 등에 대해 관심이 많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GS건설은 이와 함께 해외개발사업을 본격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지난 6월 베트남 호치민 현지에서 'TBO도로 착공식'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IFC 프놈펜(국제금융컴플렉스) 착공식'을 잇따라 개최하는 등 동남아 진출을 본격 확대하고 있다. 임충희 GS건설 베트남 사업부문장은 "베트남에서는 도로공사 외에도 리조트, 냐베신도시 등 준비 중인 프로젝트가 다양하다"고 소개했다. 프놈펜 프로젝트는 시내 중심업무지구 6만8,461m²에 업무, 교육, 거주지구를 개발하는 복합개발사업이다. 특히 국내에서도 대형 복합개발사업이나 사회간접자본(SOC)사업에 적극 참여하고, 디자인 개발 등을 통해 '자이' 브랜드를 명품으로 육성키로 했다. ■ '세일즈 경영' 허명수 GS건설 사업총괄사장
"플랜트 수주 역량 높여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서겠다"
허명수(53) GS건설 사업총괄사장은 올 초 선포한 '비전2015'의 중심에 서 있다. "국내 건설문화를 선도하면서 해외 유수 기업을 상대로 경쟁하며 글로벌기업으로 우뚝 서겠다"는 것이 그의 목표다. 그는 스스로 영업맨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세일즈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해외 출장을 나갈 때 영어, 프랑스어, 중국어, 러시아어, 아랍어, 베트남어 등 세계 각국어로 된 홍보영상물과 자료가 담긴 노트북을 챙긴다. 외국의 주요 발주처나 고위인사들을 만날 때 직접 노트북을 켜서 프리젠테이션을 한다. GS건설이 중동 등 해외시장에서 부가가치가 높은 플랜트 등의 분야에서 무서운 수주 성과를 올린 원동력 중 하나가 바로 여기에 있었던 것이다. 또 중장기적으로 회사 발전을 위한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를 위해 발전ㆍ환경 부문을 앞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기 위해 한국전력 자회사 등 공기업이 매물로 나오면 인수전에 뛰어들 방침이다. 현재급증하는 해외 플랜트 턴키 수주 역량을 높이기 위해 해외 엔지니어링 업체에 대한 M&A 물밑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전자업계에서 20년 이상을 근무하면서 날카롭고 빈틈없는 업무스타일이 몸에 배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직장생활 중 20년 이상을 LG전자에서 보낸 그는 2002년에 GS건설로 옮겨온 뒤 디지털화된 시스템 경영을 주창해 왔다. 전자전표시스템을 도입하고 지식경영(KM)시스템을 꾸준히 실천해 타사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기도 한다. 종합건설관리시스템을 도입해 구매ㆍ공정 관리에서 성과도 보고 있다. 그는 매년 분기 실적을 발표할 때마다 개최하는 정례 IR에 참가하는 것은 물론 상ㆍ하반기 한차례씩 열리는 해외 로드쇼에도 참석한다. 주주중시경영의 일환이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동생인 그는 2007년에 부사장에서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해 김갑렬 공동대표(CEO)와 투톱시스템을 구축했고 올 초 사업총괄사장(COO)으로 선임됐다. 이와 함께 허 사장은 퇴근길에 부하 직원들과 소주잔을 기울이고 경조사를 챙기는 '스킨십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사업부별 산행 등의 행사를 직접 주관해 같이 땀을 흘리고 현장방문에도 시간을 아끼지 않는다. 대학시절 역도부 등에서 활동한 그는 새벽 5시 전에 일어나 꼭 운동을 하며 골프실력은 재계에서 알아 줄 정도로 뛰어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