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수출로 승부… 해외매출 비중 58%"

중기부문 기업혁신대상 받은 이영희 ㈜금호 대표
자기 일처럼 열심히 한 직원 덕분
2015년 매출 1000억 달성할 것


"크라이슬러∙포드 등 해외고객의 매출비중이 58%를 넘어섰습니다. 품질과 믿음이 쌓이면서 오는 2020년까지 납품할 물량도 어느 정도 차 있습니다. 더욱 분발해서 올해 460억원 수준인 매출을 2015년 1,000억원으로 규모로 늘리려 합니다."

울산에 자동차 엔진룸과 머플러를 연결하는 배기 매니폴드를 생산하는 ㈜금호의 이영희(56∙사진) 대표에게 불황은 남의 일인 것 같다. 지난 2009년 180억원 수준이던 매출이 3년 만에 460억원으로, 2008년 시작한 수출이 4년 만인 올해 270억원(예상) 규모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무역의 날에 받는 수출탑도 2009년 500만달러탑에서 이듬해 1,000만달러탑, 올해 2,000만달러탑으로 격이 높아지고 내년에는 3,000만달러탑 수상이 예상된다.

이 대표는 그 공을 직원들에게 돌렸다. "맡은 분야에서 책임감을 갖고 회사 일을 자기 일처럼 열심히, 자발적으로 해줬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28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하고 지식경제부가 후원한 제19회 기업혁신대상 중소기업 부문 대상(대통령상)을 받은 이 대표가 이 회사를 인수한 것은 2007년. 자동차의 각종 플라스틱 부품을 찍어내는 데 필요한 사출금형 업체를 운영하던 이 대표는 잘 알고 지내던 ㈜금호 창업자의 요청을 받고 2006년 5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이듬해 회사를 인수했다.

비좁은 국내 시장에 안주할 수 없다는 생각에 그는 무역투자사절단∙자동차부품전 참가 등을 통해 해외 바이어들을 백방으로 접촉하다 이미 크라이슬러에 부품을 납품하던 업체 사장의 소개로 매니폴드를 소량 납품하기 시작했다. 국내에 없던 배기가스 흐름(flow) 테스트 과정을 도입하고 품질∙납기 준수로 의구심을 갖던 바이어에게 확실한 눈도장도 찍었다. 자연히 물량과 포드 등 신규 고객사도 늘어났다.

생산공정을 단순화하고 불량률을 낮추기 위한 생산∙검사 설비와 기름 성분이 들어가지 않은 세정제 개발도 큰 힘이 됐다. 투명한 비용 분석과 재무관리를 위해 종합경영정보시스템을 구축해 생산성∙수익성을 높이고 품질측정자동화시스템 개발, 3차원 품질측정실 운영을 통해 '불량률 제로(0)'를 실현했다.

"직원들보다 일찍 출근하고 24시간 가동되는 공장 특성상 한 달에 서너 번은 새벽 3~4시에 출근해 직원들과 음료 등을 함께하며 이야기도 나누고 신뢰를 쌓아가죠. 중소 제조업체 사장이 직원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면 얕잡아보고 잘못을 지적해도 씨알이 안 먹힙니다. 임직원들에게 약점이 잡히지 않는 사장이 되기 위해 지금도 스스로를 채찍질합니다."

그래서인지 직원들은 납기 내 생산 등 각자 맡은 일을 완수하지 못하면 사장이 시키지 않아도 휴일근무를 해서라도 책임을 다해낸다. 이 대표는 이런 임직원들에게 하기휴가∙명절∙연말 보너스 등 성과급으로 보답한다.

이 대표는 경남 김해에 자동차 부품인 기어박스∙클러치하우징∙딥케이스 등을 생산하는 금호정밀도 운영하고 있다.

"적극적이고 과감한 혁신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2015년 매출 1,000억원을 달성, 건실한 중견기업으로 성장하고 증시 상장도 추진할 겁니다. 큰 아들이 대학원에 다니고 둘째 아들이 어제 군에 입대했지만 제가 늙더라도 회사 경영은 능력 있고 회사에 기여한 임직원에게 맡길 생각입니다. 물론 지금도 가족경영과는 거리가 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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