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초공천 논란에 대해 "당원과 국민의 뜻을 물어 결론이 나오면 최종적 결론으로 알고 따르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새정치연합은 당원과 국민여론조사를 각각 50%씩 반영하는 전화 여론조사를 통해 이르면 10일 최종 결론을 도출할 계획이다. 새정치연합은 여론조사를 통해 기존 무공천 입장을 재확인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무공천에서 공천으로의 선회를 위한 출구전략이라는 해석도 많다.
안 대표는 "국민과 동지들의 뜻을 바탕으로 당내외 다양한 논란에 대해 종지부를 찍고 당 역량을 집중시켜 한길로 나아가고자 한다"면서 "국민과 당원이 선거 유불리를 떠나 약속을 지키는 정치에 대해 흔쾌히 지지해줄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새정치연합 지도부가 당내외 의견을 묻기로 한 것은 투표 결과로 무공천을 확정할 경우 당내 이견을 잠재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선거 이후 불거질 수 있는 지도부 책임론도 비켜갈 수 있는 카드라는 점에서도 선택의 근거로 해석된다. 또 당내 구주류인 친노 의원들이 "당원에게 뜻을 물어야 한다"며 강하게 이의를 제기한 것을 수용하면서 열린 리더십을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김한길 대표가 당내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친노의 좌장격인 문재인 의원이 '여론조사 50%, 당원 투표 50%'의 비율을 제시하자 지도부가 이를 수용하면서 여론조사 결정을 내렸다는 후문이다.
다만 안 대표는 이번 결정으로 민주당과의 통합의 연결고리인 무공천에서 한발 물러나면서 자신의 정치적 선명성이 다소 퇴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가 여론 수렴 작업을 통해 사실상의 출구전략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눈길도 보내고 있다. 당원 투표에서 공천 유지 쪽으로 표심이 기울어지고 국민 여론 조사에서 절반씩 의견이 나뉜다면 최종 결과는 공천 유지로 기울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새정치연합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민주당 시절 치른 전당원 투표에서 무공천 입법에 대한 지지율이 60%를 웃돌았지만 현재의 상황은 전혀 다르다"며 "새누리당이 공약을 저버리고 공천을 유지한 상황에서 당원들이 선거에서 불리한 무공천으로 표를 던지기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점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