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수(사진)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신임 회장(고려대 총장)이 13일 “대학에 재정적으로 기여한 분의 자녀 중 수학능력이 있다면 정원 외로 입학시키는 것이 대학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기여입학제 도입에 대해 찬성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 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상암동 KGIT 상암센터에서 열린 제16대 회장 취임식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갖고“시험을 치지 않고 들어오면 부정입학이지만 기여입학제라도 시험을 치고 들어가는 것”이라며“100억원을 대학에 기부한 분의 2~3세가 수학능력이 검증되면 정원 외로 입학하도록 허용하면 대학이 내실을 기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5월 관훈클럽 초청 토론에서“학교 발전에 공헌해준 집안의 자녀가 학교 입학을 희망할 경우 수학 능력만 검증된다면 2세나 3세가 학교에 입학할 수 있도록 기여입학제가 허용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당시는 사립대 총장 자격이었고, 전국 4년제 대학 총장들의 모임인 대교협 회장으로서 기여입학제 허용 입장을 재확인함에 따라 앞으로 대입 3불 정책을 둘러싸고 논란이 증폭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장은 3불 정책 폐지와 관련,“정운찬 국무총리도 3불이 아닌 3화 정책을 쓰겠다고 하지 않았느냐”면서도 “정부가 2012년까지 국민적 합의를 거쳐 방침을 정하겠다고 한 만큼 대교협도 (당분간) 정부 정책과 보조를 맞추겠다”고 말해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대교협이 입학사정관제 전형 공통기준을 마련하고, 대학이 이를 어길 경우 불이익을 주겠다고 한 것과 관련해 이 회장은 “대교협은 대학을 규제하고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자율을 주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면서 행ㆍ재정적 제재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이 회장은“1~2점의 점수 차이보다는 인성과 덕성, 창의성, 잠재력을 위주로 학생을 선발함으로써 공교육을 정상화하고, 대학이 학생을 뽑는 경쟁에서 잘 키우는 경쟁을 하도록 유도할 것”이라면서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대학 스스로 자체 수익사업을 개발한는 등 자구 노력도 기울이겠지만 정부의 대학에 대한 재정지원도 늘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의 임기는 2012년 4월까지 2년이지만 내년 7월 고려대 교수 정년을 맞기 때문에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날 취임식에는 조순 전 부총리와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1차관 등이 참석했으며 이배용 전임 회장(이화여대 총장)의 이임식도 함께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