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부진 공모형 PF사업 조정 가속도

■ 남양주 별내 PF 사업 정상화 가닥
시장침체에 대부분 답보 상태… 프로젝트 간 희비 엇갈릴 듯
일산 한류월드 해지 수순… 파주 운정 등은 내달로 미뤄

남양주 별내신도시 '메가볼시티' 조감도.


남양주 별내지구의 복합단지 개발사업이 토지주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사업시행자 간 합의로 정상화의 단초를 마련하면서 지지부진한 다른 공모형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 조정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시장이 워낙 침체돼 있는데다 일부 프로젝트의 경우 아예 기본적인 사업성 자체가 불투명해 사업 간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공모형 PF 사업은 전국적으로 70여곳에서 각각 수천억원에서 수조원 규모의 사업이 추진됐지만 금융위기 이후 대부분이 멈춰선 상태였다. 이에 따라 정부가 공공기관과 민간 사업자 간 이해관계를 조정하기로 하고 지난 2월 조정 신청을 받았고 이에 총 7곳에 신청을 냈다. 그 중 국토부는 총 5곳의 사업장에 대한 조정안을 지난 4개월 동안 마련해왔다.

이번에 사업 조정이 이뤄진 별내지구의 경우 수익성이 낮은 비주택을 과감히 줄이는 한편 수요가 많은 중소형 주택으로 계획을 변경하면서 어느 정도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별내지구의 사업조정이 이처럼 조기에 이뤄질 수 있었던 것은 그나마 입지와 사업성 자체가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돼 소폭의 계획변경만으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현재 멈춰 있는 주요 공모형 PF 사업은 앞날이 밝지 않다.

용산역세권사업, 판교 알파돔시티, 대구이시아폴리스 등 그나마 사업성이 있는 곳은 우여곡절 끝에 사업이 굴러가고 있지만 대부분의 사업은 무산되거나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이날 조정안을 도출하지 못한 파주 운정지구와 광명역세권 복합단지 개발사업은 다음달까지 조정안을 마련하기로 했지만 계획대로 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특히 일부 PF는 사실상 계획 폐기 상태에 들어서고 있어 프로젝트 간 희비가 크게 엇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최근 서울시는 상암 DMC랜드마크 사업에 대해 계약해지를 결정했다. 이 사업은 DMC안에 3조7,000억원을 들여 133층의 초고층 빌딩일 짓기 위해 추진됐으나 사업 여건 악화에 따른 사업자의 계획변경 요구를 거부하면서 결국 1일 계약이 해제됐다. 서울시는 계약 해제와 함께 아예 사업계획 자체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방침이어서 사실상 프로젝트 자체가 백지화된 셈이다.

고양 일산 한류우드 1구역 역시 사업 해지 수순을 밟고 있다. 주간사인 프라임개발이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자금난이 악화, 발주처인 경기도가 계약해제할 방침이다. 이외에도 천안시가 발주한 4조6천억원 규모의 천안국제비즈니스파크개발사업(헤르메카)도 청산 수순에 들어갔다.

김현아 건설산업 연구원 연구위원은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시장이 크게 달라졌기

때문에 공공기관과 민간 사업자가 적극적으로 양보하지 않으면 정상화 방안 도출이 힘들다"며 "정부 조정안에 대한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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