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단관 영화관 설자리 사라진다

멀티플렉스에 밀려 시장점유율 하락… 자금난으로 부도 위기
메이저극장 공격적 시장 확대… 스크린 독과점등 부작용 우려


경기침체와 영화계 불황이 깊어지면서 단관 극장의 설자리가 더욱 좁아지고 있다. 대자본과 브랜드 파워를 앞세운 메이저 멀티플렉스의 시장 점유율은 날로 높아지고 있지만 단관 극장은 수익성이 악화돼 존폐의 기로에 서 있는 것. 일각에서는 대형극장의 스크린 독과점 등 부작용이 심화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떨어지는 소형ㆍ단관 극장 시장 점유율 = 극장업계에 따르면 올 1~3분기 소형ㆍ단관 극장들의 시장 점유율(관객기준)은 지난해 30%대에서 25%로 하락했다. 4대 메이저 극장인 CGVㆍ롯데시네마 등을 제외한 소형ㆍ단관 극장은 수도권보다는 지방과 소도시에 입지한 이른바 '나홀로' 극장. 단관 극장이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우선 관객수가 지난해 보다 급감했기 때문. 영화업계 분석자료에 따르면 올해 1~9월 전국 누적 관객 수는 1억1,657만명으로 지난해에 비해 600만명 가량이 줄었다. 불황기에 대형극장에 비해 감소 폭이 커 우려되는 대목이다. 대형극장은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어 대조를 이뤘다. CGV는 올 1~3분기 시장 점유율 36%를 차지해 지난해 30%를 기록했던 데 비해 큰 폭으로 늘었다. 2위 업체인 롯데시네마도 올해 시장 점유율(관객기준)이 지난해 10%대에서 20%대로 높아진 것으로 추정됐다. 3~4위인 메가박스와 프리머스도 10% 안팎의 시장 점유율을 유지했다. ◇스크린 독과점 등 부작용 우려 = 불황이지만 메이저 극장은 스크린 확보를 위해 추가로 점포를 오픈하는 등 공격적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CGV와 롯데시네마는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3~4개 점포를 추가로 열며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메이저 극장이 시장 점유율을 높임에 따라 스크린 독과점 현상 등 부작용이 심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대형극장이 지방 소도시까지 극장을 열며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기 때문. 결과적으로 단관 극장 중 경쟁에서 밀려 파산하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 지난 9월 적자를 면치 못하다가 최종 부도 처리된 단성사 등 서울ㆍ수도권 뿐 아니라 소도시에 위치한 일부 단관 극장 몇 군데도 심각한 자금난으로 부도 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 상황이 지속될 경우 단성사와 비슷한 사례가 속출할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서울 시내 한 극장 대표는 "정부가 대기업에 유리한 정책만 펼치고 있다"며 "영진위가 소형 극장을 위한 자금지원 및 세제혜택 방안 등 좀더 실질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