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자업계를 대표하는 소니와 파나소닉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과감히 신사업에 나선 파나소닉의 실적은 크게 개선된 반면 전통 전자기기를 고수한 소니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소니는 지난달 31일 지난 분기 순손실이 193억엔으로 전년동기보다 24.5%나 불어났다고 밝혔다. 올 회계연도 순익 목표치도 500억엔에서 300억엔으로 40% 삭감했다. 반면 파나소닉은 지난 분기 순이익이 615억엔을 기록해 전년동기의 6,980억엔 순손실에서 반전에 성공했다. 또 올 회계연도(2013년 4월~2014년 3월) 순이익 목표치를 7월의 500억엔에서 1,000억엔으로 두 배 상향 조정했다.
1일 도쿄증시에서 파나소닉 주가는 5.6% 상승해 3개월 만에 최대폭의 오름세를 보인 반면 소니 주가는 12% 급락해 5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날 하루 소니 주식에서 증발한 시가총액은 20억달러(약 2조1,214억원)에 달했다.
이들의 명암이 엇갈리는 것은 파나소닉의 경우 TVㆍ스마트폰 등 시장경쟁자가 많은 분야에서 과감히 손을 떼고 신사업 개척에 나선 반면 소니는 "중기적 관점에서 역시 전통적 전자기기 사업 확장이 기업 발전의 최우선"이라며 이전의 사업방식을 고수하고 있는 탓이다.
지난해 취임한 쓰가 가쓰히로 파나소닉 사장은 신재생에너지 관련 사업이 유망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전임 사장이 추진했던 사업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의료기기 부품 사업 확장을 위한 투자자금 조달계획을 내놓았다. 또 오는 2017년까지 총 20억달러 규모의 리튬이온 배터리 부품을 미국 기업인 팔로앨토에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반면 소니는 애플ㆍ삼성전자 등이 주도권을 잡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9월 또다시 '엑스페리아Z1'이라는 스마트폰을 출시했다. 15일에는 '플레이스테이션4'를 내놓을 예정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대중의 관심이 이미 스마트폰 게임으로 넘어간 상황에서 전통적 비디오 게임이 얼마나 주목을 받을지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실제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도 1일 성명을 내 "소니가 제품 포트폴리오에서 더 공격적인 개혁을 실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