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바닥을 향해 비틀대는 우즈를 지켜보는 게 슬프다."
미국 일간지 USA투데이는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40·미국)가 시즌 두 번째 골프 메이저대회 제115회 US 오픈 첫날 또 추락하자 이렇게 썼다. 신문은 '나이 들어 링 위에 오른 무하마드 알리 같다'고도 표현했다.
우즈는 19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주 유니버시티 플레이스의 체임버스베이GC(파70·7,526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버디는 1개에 그치고 트리플보기 1개와 보기 8개를 쏟아내 10오버파 80타가 적힌 스코어카드에 사인을 했다.
우즈가 80대 타수를 기록한 것은 프로 데뷔 이후 5번째이고 올 들어 치른 15라운드에서만 3번째다. 80타는 우즈가 19번째로 출전한 US 오픈에서 적어낸 최악의 스코어다. 지난 2000년 페블비치에서 열린 US 오픈에서 15타 차 우승 기록을 세웠던 우즈는 이날은 공동 선두에 15타나 뒤진 공동 152위에 처졌다. US 오픈 4승과 메이저 통산 15승 도전은커녕 컷 통과를 걱정해야 하게 됐다.
우즈는 전반에만 보기 4개를 적어내더니 후반 들어 11번부터 13번홀까지 3연속 보기를 기록했다. 14번홀(파4)에서는 벙커와 벙커를 오가다 트리플보기까지 하며 무너졌다. 16번홀(파4)에서는 두 번째 샷을 홀 1m 남짓한 거리에 붙여 첫 버디를 잡았지만 18번홀(파5)에서 또 한 타를 잃었다. 8번홀에서는 깊은 풀 속에서 볼을 친 뒤 손목을 다치지 않기 위해서였지만 클럽을 뒤쪽 멀리로 날려 체면을 구겼고 18번홀에서는 3번 우드로 토핑(볼의 윗부분을 치는 것)을 내 벙커에 빠뜨리기도 했다. 우즈보다 스코어가 좋지 않은 선수는 리키 파울러(미국·11오버파155위)와 리치 버버리언 주니어(미국·13오버파156위)뿐이었다.
공동 선두에는 아직 메이저 우승이 없는 헨리크 스텐손(스웨덴)과 더스틴 존슨(미국)이 이름을 올렸다. 각각 세계랭킹 6위와 7위인 스텐손과 존슨은 나란히 5언더파 65타를 쳤다. 스텐손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유럽 투어에서 모두 13승을 거뒀지만 메이저에서는 2013년 브리티시오픈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다. 올해 캐딜락 챔피언십 등 PGA 투어 통산 9승을 올린 장타자 존슨도 버디 6개와 보기 1개로 선전을 펼쳐 첫 메이저 우승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패트릭 리드(미국)가 4언더파로 3위, 맷 쿠차(미국)와 벤 마틴(미국), 지역 예선을 통과한 아마추어 브라이언 캠벨(미국)이 3언더파로 공동 4위에 올랐다. 올해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조던 스피스(미국)는 2언더파로 공동 7위에 자리해 2개 메이저대회 연속 우승에 도전할 발판을 만들었다.
안병훈(24)은 공동 79위(3오버파), 양건(21)과 백석현(25)은 나란히 공동 98위(4오버파)에 랭크됐다. US 오픈에서 준우승만 6차례 기록한 필 미컬슨(미국)은 공동 14위(1언더파)로 순조롭게 출발했고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2오버파 공동 52위로 1라운드를 끝냈다. 미국 골프채널은 매킬로이가 프로 데뷔 이후 1라운드에서 오버파를 친 뒤 우승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