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10월 28일] 산업단지 '재창조 계획'에 거는 기대

국내 산업단지들이 쾌적한 근로여건과 연구기능을 겸비한 선진국형 산업밸리로 탈바꿈함에 따라 새로운 성장거점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27일 국민경제대책회의에서 전국의 노후 산업단지 재생을 위한 'QWL(Quality of Working Life)밸리 조성계획'을 확정했다. 이 계획은 산업단지 안에 복지ㆍ문화ㆍ편의시설을 대폭 확충해 말 그대로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 대학ㆍ기업연구소 등을 유치해 단순 제조업을 넘어선 첨단 산학융합지구로 육성한다는 것이다. 지식경제부는 이를 위해 기존 산업단지에 오피스텔ㆍ카페ㆍ보육ㆍ체육공간ㆍ도로ㆍ주차장 등 주거 및 편의시설을 대폭 확충함으로써 정주 및 생활환경을 개선해나갈 계획이다. 또 산업단지 캠퍼스를 조성하며 문화예술 교육사업 등의 확대를 통해 산업단지를 연구활동과 문화가 어우러진 고품격 공간으로 재생시킬 방침이다. 이에 따라 우선 반월 등 4개 단지에 앞으로 3년간 민관 공동으로 1조3,700억원을 투자해 산업단지를 일터ㆍ배움터ㆍ즐김터가 어우러진 '청년들이 일하고 싶은'곳으로 재창조하기로 했다. 지난 1964년 서울 구로공단 지정을 시작으로 현재 227개에 달하는 산업단지는 제조업 생산의 60%, 수출의 72%를 담당하며 우리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이들 산업단지는 처음부터 생산시설 위주로 조성된데다 20년 이상 된 노후단지가 51개나 되고 이들 단지에 대한 투자가 부족해 낡고 칙칙한 공간으로 인식돼왔다. 반월공단의 경우 지원시설 용지가 단지 전체 면적의 2.5%에 불과하고 식당 등 편의시설도 턱없이 부족하다. 공단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형성되고 청년층이 기피하는 지역으로 변해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청년실업자를 비롯해 취업난이 심각한데도 대다수 산업단지 입주기업들은 구인난을 겪고 있는 데는 산업단지의 이 같은 열악한 여건도 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삶의 질에 대한 욕구와 일자리에 대한 인식변화 등에 부응하는 방향에서 산업단지의 리스트럭처링은 때늦은 감이 없지 않다. 이제라도 QWL밸리 조성계획을 차질 없이 추진해 산업단지의 기능과 이미지의 획기적인 변화를 촉진해야 한다. 산업단지를 국민소득 4만달러 시대를 여는 성장거점으로 재탄생시키기 위해서는 인프라 확충과 생활환경 개선 등을 위한 과감한 투자가 뒷받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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