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 더 오르나

靑, 20억이상 주택 실효세율 2%인상 언급
정부발표 2009년 목표치보다 2배 높아
盧대통령 언급 '4·5단계 대책' 일환 가능성


“잘못된 발언인가, 아니면 정말 추가 인상을 그리고 있는 것인가.” 20억원 이상 고가주택에 대한 종부세가 당초 정부의 목표 수준보다 추가로 인상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근 청와대 등에서 실효세율(부동산 가격 대비 세금 비율)과 세부담 목표치를 정부 전망보다 2배가량 높게 언급하며 ‘아직 멀었다’는 입장을 공식 표명하고 있어서다. 종부세 입법과정에서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김병준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2일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출범 3주년 특강에서 “정부가 디자인한 게 2%(종부세 실효세율)이므로 오는 2009년에 가면 25억원짜리 집에 사는 분은 종부세만 연간 5,000만원을 내야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세금이 매년 오르면서 2009년에 25억원(공시가격 기준)짜리 집을 가진 사람은 ‘25억원×실효세율 2%’인 5,000만원을 종부세로 내게 될 것이라는 추산이다. 그러나 이 같은 전망치는 정부가 발표한 8ㆍ31부동산종합대책 수준보다 훨씬 강도 높은 ‘세금폭탄’이다. 정부가 2009년 부동산 실효세율 목표치로 내놓은 수준은 공식적으로 1%에 그치고 있다. 현행 실효세율이 0.22%(2003년 기준, 주택 및 토지 가중평균)에 그치는 만큼 영국ㆍ미국 수준에 맞춰 5배가량 올리겠다며 내놓은 수치다. 이조차 ‘세부담이 너무 많다’는 이유로 국회 입법과정에서 진통을 겪기도 했다. 세금액수도 김 실장의 전망치는 정부 추계의 2배에 달한다. 국세청이 최근 발표한 ‘2009년 주택가격대별 보유세 조견표’에 따르면 25억원 주택의 2009년 종부세는 2,380만원에 그친다. 재산세와 지방교육세 등 모든 부가세를 합쳐도 세금이 4,000만원을 넘지 않는다. 매년 공시가격 오름세를 감안하더라도 2009년 종부세만 5,000만원을 내려면 주택가격이 40억원은 넘어야 한다. 재정경제부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실효세율 1%는 평균치에 불과한 만큼 일부 고가주택은 종부세가 1% 이상 나올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의 도안대로라면 2009년 주택가격이 무려 150억원에 이른다고 해도 종부세의 실효세율이 2%에 이르는 경우는 발생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올해 종부세 개정안이 처음 시행됐음에도 불구하고 기대만큼 강남 집값이 하락세를 보이지 않을 경우 추가적인 세율인상이 검토될 수 있다는 우려가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특히 고가주택의 경우 가격 상승폭이 세금인상분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는 지적이 있는 만큼 세금을 더 매길 여유가 충분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집값이 더 오를 경우 노무현 대통령이 언급한 ‘4ㆍ5단계 대책’의 일환으로 세율인상 등의 대책이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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