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홍준표 경남지사와 이완구 전 국무총리에 대한 사법처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18일 검찰에 따르면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은 홍 지사와 이 전 총리가 금품을 수수한 상황과 받은 돈의 용처 등을 보다 정교하게 가다듬는 등 막바지 보강수사를 벌이고 있으며 이 과정이 마무리되는 대로 사법처리 수준과 시기를 정할 방침이다. 홍 지사는 옛 한나라당 대표 최고위원 경선을 앞둔 지난 2011년 6월에 1억원을, 이 전 총리는 충남 부여·청양 재보선을 앞둔 2013년 4월 3,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법처리 수준은 홍 지사와 이 전 총리 모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정치자금법보다 처벌 수준이 강한 뇌물 수수 혐의를 적용하려면 뇌물의 대가를 명확히 규명해야 한다. 하지만 검찰은 홍 지사 등이 받은 돈이 경남기업의 사업 편의를 봐주는 대가라기보다 선거를 앞두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쪽에 가깝다고 보고 있다. 또 이들이 받은 돈이 정치자금법 위반 사범에 대해 통상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기준(2억원)보다 낮은 점 등을 감안해 홍 지사와 이 전 총리를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길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15일 성 전 회장이 설립한 서산장학재단에서 압수수색한 증거물에서 홍 지사와 이 전 총리 외에 다른 정치권 인사에 경남기업의 돈이 흘러간 흔적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또 경남기업이 워크아웃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이른바 '금융권 성완종 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검찰은 이날 김진수(55)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를 소환조사했다. 김 전 부원장보는 2013~2014년 경남기업의 3차 워크아웃 당시 대주주의 무상감자 없이 출자전환을 허용하도록 채권금융기관들에 압력을 넣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김 전 부원장보가 국회 정무위원이었던 성 전 회장에게 인사청탁을 하고 워크아웃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 등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