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 전세난이 심화되면서 전세값이 매매가의 100%에 육박하는 곳들이 속출하고 있다.

재건축 단지들이 늘어나고 전세의 월세 전환이 급증하면서 경기도 일부 지역에서는 매매가보다 비싼 전세가 등장하기도 했다.

2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의 전세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서울 성북구 종암동 종암SK 아파트 전용면적 59㎡의 전세 보증금은 지난달 6일 최고 2억4,000만원에 달했다. 지난해 말보다 약 4,000만원 가량 뛴 것으로 매매 실거래가(2억4,900만원)과는 불과 900만원 밖에 차이가 안 나는 것이다. 전세가율은 무려 96.4%에 달한다.

강동구에서는 암사동 선사현대 전용 59㎡ 전세값도 지난달 초 3억3,000만원까지 치솟았다. 지난달 이 아파트가 3억4,000만에 팔린 것을 감안하면 차액은 겨우 1,000만원 밖에 안난다. 이 아파트의 전세가율은 종암SK보다도 높은 97%.

경기도 일부 지역에서는 전세값이 매매가격을 추월한 경우도 발생했다. 실제로 화성시 병점동 한신아파트 전용 60㎡는 지난달 1억7,000만원에 전세가 거래돼 매매가격(1억6,900만원)을 웃돌았다.

전셋값이 이처럼 천정부지로 뛰고 있는 것은 물건 자체가 없는데다 곳곳에서 재건축이 이뤄지면서 수요 자체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저금리로 인해 전세의 월세 전환이 추진되면서 전세 물량이 급속히 사라지고 있는 것도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 조사 결과 지난달 말 기준 전국의 아파트 전세가율은 70.2%로 1998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평균 전세가율은 서울이 평균 66.1%, 경기도가 69.5%로 아직 70%에 못미치지만 실제 개별 아파트의 전세가율은 80%를 넘어선 곳이 부지기수라는 분석이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