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좌거래정지 환란이후 최저

지난해 4,388억으로 가장 적어…올 1월 들어 월간최저 기록도


한국 경제의 풀뿌리를 형성하고 있는 가족기업, 개인기업도 경기침체를 극복하고 서서이 회복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들이 속속 등자?方?있다. 아랫목 효과가 윗목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5일 금융결제원이 지난 98년 외환위기 이후 지난 2005년까지 연도별 당좌거래정지 인원과 금액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98년 4만3,176명에 3조3,280억원에 달했던 당좌거래 정지 처분현황은 지난 2005년 사상최저수준인 5,677명, 4,388억원으로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당좌거래 정지는 당좌수표와 약속어음을 거래하는 대기업 및 중소기업, 소호(자영업자) 등일반 경제활동 주체들이 만기가 돌아온 어음을 3회까지 결제하지 못해 4회째 최종 부도처리된 경우를 말한다. 흔히 ‘최종 부도’로 지칭되는 경우가 금융결제원에 의해 당좌거래 정지로 공고된다. 이 금액이 사상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는 것은 금융거래자의 금융 사정이 안정됐음을 뜻한다. 당좌거래 정지 수의 감소는 숫적 우위를 차지하는 개인기업등 소기업의 부도가 금갑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당좌거래정지 금액은 지난 98년 3조3,280억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2001년 1조1,365억원까지 줄어들었으나 2002년에는 다시 2조4,836억원까지 급증한 바 있다. 이후 당좌거래 정지금액은 3년째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특히 월별 당좌거래정지 인원 및 금액도 지난 1월 353명, 272억원으로 월간 최저수준을 경신했다. 이는 지난 2005년 7월 400명, 274억원의 최저수준을 6개월 만에 다시 갈아치운 기록이다. 금융권에서는 최근들어 연체율이 급격히 개선되고 있는데다 당좌거래 정지 인원 및 금액이 사상 최저수준으로 떨어짐으로써 금융거래의 안정성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함께 전자금융거래(B2B 전자결제)가 어음결제를 대체하고 수단으로 자리잡은 것도 이 같은 변화를 이끈 한 요인으로 분석됐다. 이상권 국민은행 기업금융부장은 “긴 불황의 터널을 지나면서 정리될 기업과 소호 들의 정리가 마무리됐다”면서 “신규 대출에 대한 심사도 강화되고 있어 향후에도 부도기업이 크게 들어드는 안정된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이 구조적인 부분과 경기흐름의 측면이 맞아떨어져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신용상 금융연구원 거시경제팀장은 “당좌거래 정지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구조적인 측면에서 기업구조조정이 충분하게 이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이와함께 은행들의 수익성 위주의 관리에 따라 지난해 경기가 안좋았지만 당좌거래 정지 등 부도가 크게 늘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기업들이 당좌거래 등 어음결제를 줄이고 전자결제로 전환한 데 따른 결과라는 분석도 나왔다. 문동성 우리은행 기업금융 담당 부행장은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기업들이 금리가 높은 당좌대월을 사용하는 규모가 줄어들었고, 이에 따라 자연 당좌거래 정지도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들이 전자결제 상품을 적극 개발해 대기업과 거래하는 중소기업의 경우 전자결제로 전환하는 경우가 늘면서 당좌거래의 기본 수요가 늘어난 것도 이 같은 변화를 이끈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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