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락 대비 박스권 플레이 하라"

증권주 반등세 뚜렷하지만 넘어야 할 산 많아
원화강세로 투자심리 자극… 대형주 중심 반등 기대
대외변수 따른 변동폭 커 매수·매도 반복 전략 필요



증권주들의 반등세가 뚜렷하다. 증시 거래대금이 9년 새 최저 수준까지 떨어지는 등 아직 본격적으로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기는 어려운 상황. 그러나 코스피지수가 2,000포인트 언저리에서 상승 조짐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 증권주에 대한 투자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여기에다 원·달러 환율이 6년 만에 1,010원 아래로 내려가는 등 환율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점 역시 원화 강세의 수혜가 큰 증권주에 유리한 상황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2000년대 중반과 같이 거래대금이 급증하면서 증권주들이 동반상승하는 모습이 재연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대형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주가 반등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상승세의 기울기가 낮고 대외변수에 따른 단기 변동폭이 큰 모습을 보이고 있어 목표주가를 정해놓고 매수와 매도를 반복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미래에셋증권(037620)은 전날 대비 6.64%(2,950원) 오른 4만7,400원에 거래를 마치며 52주 신고가 기록을 새로 썼다. 이 밖에 교보증권이 5.36% 올랐고 메리츠종금증권(008560)(3.68%)과 삼성증권(016360)(3.37%), 대우증권(006800)(3.00%)도 3% 이상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증권주들이 동반강세를 보인 것은 코스피지수가 다시 상승 모드로 진입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3,000억원이 넘는 외국인의 순매수에 힘입어 0.81%(16.28포인트) 오른 2,015.28포인트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0일 1,970포인트 아래로 떨어졌던 코스피지수는 9거래일 만에 50포인트 가까이 상승했다.

한정태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상승세를 나타내면 아무래도 증시로의 자금유입 기대감이 커지면서 증권사의 주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면서 "최근 시장에서 지수가 올라갈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기면서 증권주들의 주가도 상대적으로 견조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이 최근 6년 새 최저점까지 하락한 것도 증권업종에 대한 투자심리를 키우는 요소다. 증권주의 경우 원재료를 수입하는 항공이나 철강주들과 달리 원화 강세의 직접적인 수혜는 없다. 그러나 원화 가치가 올라갈 것으로 기대하는 외국인이 국내 주식시장에 관심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환율 민감도가 크다. 실제로 LIG투자증권이 2009년 이후 업종별 원화 강세 민감도를 조사한 결과 증권업종의 민감도는 1.71%로 전 업종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원화 가치가 1% 오르면 증권업종지수가 1.71% 상승한다는 얘기다.

김대준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양적완화를 종료한 후에도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히는 등 달러 약세, 원화 강세 기조가 3·4분기에도 이어질 것"이라며 "따라서 주가의 환율 민감도가 큰 증권업종에 대한 관심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2·4분기 기업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실적개선세가 기대되는 점 역시 증권업종의 주가전망을 밝게 하는 요소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추정기관이 3곳 이상인 증권주 10개 종목의 2·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2,873억원으로 집계된다. 이는 지난해 159억원과 비교할 때 10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전문가들은 다만 증권업계가 극심한 침체에서 벗어나고는 있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은 만큼 주가 역시 동반상승세를 나타내기보다는 등락을 거듭하는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자본금이 많아 환경 변화에 대응할 여력이 있는 대형주를 중심으로 투자 포인트를 좁히는 동시에 주가 사이클을 살피면서 매수와 매도를 반복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한 연구원은 "증권주들의 주가가 반등 조짐을 보이고는 있지만 대세적 상승흐름이라기보다는 박스권 상단을 높여가는 모습"이라며 "거래대금이 크게 늘기 어려운 상황에서 자기자본을 바탕으로 수익원을 넓혀가는 대형 증권주를 중심으로 단기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