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지난 6일처럼 단 5분 사이에 다우지수가 10%가량 폭락하는 사태가 재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서킷브레이커(circuit breaker)발동 요건 강화 등 증시 안전판 마련 작업에 착수했다.
서킷브레이커는 주식시장이나 선물시장에서 주식이나 선물가격이 지나치게 큰 폭으로 변동할 경우 일시적으로 거래를 중단하는 제도다. 미국이 지난 1989년 10월 블랙먼데이를 겪은 후 이 제도를 도입한 후 전세계 곳곳으로 널리 보급됐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10일(현지시간) 던컨 니드로어 뉴욕증권거래소(NYSE) 이사장을 비롯해 6개 대형 거래소 이사장을 불러 회의를 가진 뒤 성명을 통해 "서킷 브레이커 발동 요건을 강화하고 주문 실수 등에 따른 잘못된 거래를 바로잡기 위한 틀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SEC는 한 거래소가 서킷브레이커를 발동할 경우 다른 거래소도 같은 조치를 취해 주가 폭락이 다른 거래소로 확산되는 부작용을 방지할 방침이다. 미국에는 주식 선물을 포함해 60여 개의 크고 작은 증권거래소가 있다.
그러나 이날 대책 회의에서는 서킷브레이커 발동요건에 대해서는 거래소마다 다른 입장을 보여 합의점을 찾지는 못했다. SEC는 조만간 통일된 규칙을 마련, 일괄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다.
현재 미국의 서킷브레이커는 오후 2시(동부시간기준)까지 전일보다 10% 하락할 경우 발동돼 1시간 동안 거래가 중단되며 2시30분까지 20% 하락하면 아예 거래가 완전히 중단된다. 지난 6일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5분간 9.2%와 8.6%씩 각각 폭락했으나 10%에 미치지 못해 서킷브레이커가 작동하지 않았다.
SEC와 거래소는 주문실수 등 명백한 거래 오류와 특정종목의 가격 급변에 대해 거래 취소를 결정하는 데 통일된 규칙이 없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규정도 일원화하기로 했다. 지난 6일 증시 패닉 때 뉴욕증권거래소와 나스닥은 60%이상 가격이 급변동한 종목에 대해 거래를 취소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