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 핵심설계 프로젝트 가동

이재용 부회장 "IoT 대비" 지시에 모바일 AP기술 개발 착수


삼성전자가 자체 반도체 설계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이번 작업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직접 지시에 따른 것으로 모바일기기는 물론 다가올 사물인터넷(IoT) 시대의 밑바탕인 반도체 설계기술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17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최근 "모바일뿐 아니라 다양한 반도체를 설계할 수 있는 기술역량 강화"를 임원진에 지시했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는 최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의 자체 핵심설계(커스텀코어) 기술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 내부에서는 늦어도 내년 1·4분기까지 성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애플·퀄컴과 달리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모바일 AP의 자체 커스텀코어를 보유하지 못했다.

그간 퀄컴에 의존해온 스마트폰용 통합칩(모바일AP+모뎀) 개발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갤럭시S6 이후 출시할 프리미엄폰부터는 독자 통합칩을 장착한다는 목표다. 여기에 모바일AP만 주로 생산하던 파운드리(수탁생산) 사업도 확장해 그래픽반도체(GPU), PC용 중앙처리장치(CPU) 등으로 차차 제품군을 다양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GPU나 CPU는 모바일AP보다 훨씬 복잡한 구조라 생산과정에서 보다 고난도의 공정·설계기술이 요구된다. 삼성은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등과 다양한 기술 라이선스 계약도 체결한 상태다.

삼성전자 측은 "수익성만 있다면 어떤 제품이든 만든다는 게 원칙"이라며 "아직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해외 경쟁사보다 출발이 늦은 만큼 기술력 점프를 위해서는 경쟁력 있는 반도체 설계업체 인수합병(M&A)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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