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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5일 "내수성장으로 경상흑자 줄이는 리밸런싱(rebalancing·재균형)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수출 주도의 경제 성장에서 내수 중심으로 변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라가르드 총재는 이날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유럽에서 양적완화 축소는 단행될 것이고 (한국은) 경상수지 흑자가 줄어드는 과정에서 리밸런싱이 이뤄질 것이다. 결국에는 가계 수입, 소비와 같은 내수에 따른 경제 성장이 좀 더 이상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라가르드 총재는 우리 경제가 내수를 좀 더 키울 필요는 있지만 펀더멘털은 여전히 강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 올 여름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자 브라질·러시아·인도·터키와 같은 취약국가들이 자본 유출의 타깃이 됐다"면서 "하지만 한국에는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투자자들은 현금을 옮기고 있지만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강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계속해서 투자하고 유지하기를 원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빠른 회복력을 보여준 한국 경제에 대해서도 놀라움을 나타냈다.
라가르드 총재는 "한국은 5년 전보다 더 많은 회복력과 자생력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한국은 세계 13대 경제 대국으로 세계 경제에서 가장 핵심적이고 활력적인 국가"라고 치켜세웠다.
라가르드 총재는 한국경제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선 노동시장과 서비스시장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한국은 지금보다 청년층과 여성의 고용률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면서 "젊은 층에게는 직업훈련교육을 강화하고 여성인력의 노동시장 진출을 위해 육아센터 등을 확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은) 제조업에 비해 서비스 시장이 상당히 뒤쳐져 있다"면서 "경쟁이 보장되는 제조업 처럼 이 분야에서도 경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라가르드 총재는 이날 오전 서울대 국제대학원을 찾아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특별강연을 했다.
그는 '라가르드 IMF 총재와의 대화'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한국은 위기에 강한 나라다"라고 강조하며 "하지만 한국은 머지않은 미래에 도전에 직면할 것이다. 이 도전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잠재성장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한국 경제의 가장 큰 과제로 고령화 문제 해결을 강조했다. 그는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2025년 경제 성장률이 2%대로 떨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며 "최근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떨어진 것도 고령화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한국을 '투자의 안전한 천국(safe heaven)'에 비유하며 극찬을 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은 거시경제를 건전하게 운영해 인플레이션율과 이율이 낮다"면서 "올해 3% 경제성장에 이어 내년엔 3.7~3.8% 성장할 것으로 본다. 한국이야말로 투자의 세이프헤븐인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