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침체의 여파로 국민들의 명목소득과 가처분소득이 통계작성이 시작된 지난 2003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월급봉투 자체가 얇아졌다는 얘기다. 더불어 물가를 반영한 실질소득과 소비도 3분기 연속 동반 감소하며 휘청거리고 있다. 통계청이 28일 내놓은 ‘2009년 2ㆍ4분기 가계동향’을 보면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전년동기 대비 0.1% 줄어든 329만9,000원이었고 전체소득에서 세금을 제외한 처분가능 소득은 270만6,000원으로 같은 기간에 0.7% 줄었다. 가구의 실질소득ㆍ소비도 3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물가상승을 감안한 2ㆍ4분기 전국가구(2인 이상)의 가구당 월평균 실질소득은 292만8,000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8% 감소했다. 가계지출에서 세금을 제외한 월평균 실질소비지출은 185만2,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줄었다. 2ㆍ4분기 소득의 경우 경상소득 가운데 근로소득(1.4%)과 이전소득(6.8%)은 증가했지만 사업소득(-1.1%)과 재산소득(-23.1%)은 줄어들었다. 재산소득이 크게 줄어든 것은 경제상황이 악화되면서 배당소득 등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소비지출의 경우 보건(22.%), 교육(4.4%), 오락ㆍ문화(3.6%)는 늘었지만 주류ㆍ담배(-8.6%), 가정용품ㆍ가사서비스(-3.3%), 의료ㆍ신발(-2.9%) 등은 감소했다. 처분가능 소득에 대한 소비지출의 비율인 평균 소비성향은 76.5%로 전년동기 대비 1.6%포인트 상승했다. 절대적인 소비규모는 줄었지만 들어오는 소득이 적어지다 보니 소비성향이 커진 셈이다. 지갑이 얇아진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계지출이 증가하자 가계수지 흑자율은 23.5%로 전기의 24.4%보다 줄었다. 가구당 흑자액도 63만6,000원으로 6.9% 낮아져 2005년 3ㆍ4분기(-7.8%) 이후 가장 크게 떨어졌다. 5분위 비율별로 살펴보면 하위 1분위(-2.7%)와 상위 5분위(-2.2%)의 소득 증가율은 하락했고 2~4분위는 각각 2.1%, 2.3%, 1.3%%씩 증가했다. 은순현 통계청 사회복지통계과장은 “가계소득이 통계작성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소비지출 부문 감소세가 둔화돼 경기회복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