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최고위원 "당무복귀" 선언
지도부 갈등불씨는 여전
홍재원 기자 jwhong@sed.co.kr
이재오 최고위원이 17일 전남 순천 선암사 칩거를 끝내고 당무 복귀를 선언해 지난 11일 전당대회에서 불거진 지도부 내부 갈등은 수습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하지만 대권주자들간, 강재섭 대표-이재오 최고위원간 갈등의 불씨는 여전해 이 최고위원의 복귀는 '미봉'에 불과하다는 시각도 적지않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성명을 내고 "수재로 나라가 어려움에 처해 힘을 보태겠다"며 "당원과 국민이 선택해준 자리에 충실하는 게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최고위원은 18일 열리는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최고위원직 사퇴까지 시사했던 이 최고위원이 당무 복귀 쪽으로 선회한 데는 '수재'가 명분으로 작용했지만 내심 전략적 판단을 내렸을 가능성이 크다. 이 최고위원 주변에서조차 "직을 사퇴할 경우 자칫 경선 불복으로 비쳐질 수 있다"는 의견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닷새간의 '침묵 시위' 끝에 정치적 효과는 어느 정도 얻은 만큼 '색깔론'의 '피해자'에서 당 분란의 '책임자'로 처지가 바뀌기 전에 복귀 결정을 내리는 수순을 밟은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 최고위원이 당무에 복귀하더라도 근본적인 갈등 소지는 남아 있다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 이번 내홍이 본질적으로 박근혜-이명박 두 대선주자간 힘겨루기에서 비롯된 만큼 갈등은 언제든지 폭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최고위원은 지역구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특정인이 장기적으로 당권을 장악함으로써 특정 인맥이 모든 조직을 차지, 대권 공정경선이 보장되기 어렵다"며 박근혜 전 대표를 정면 겨냥했다.
입력시간 : 2006/07/17 16: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