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파편 못 찾거나 미완의 결론 그치면 혼란 더 커질수도

[천안함 외부폭발 가닥] 합조단, 함미 정밀조사… 어디까지 밝혀낼까
파편 찾아도 제조국-공격 주체 다를 가능성 커 난관
北공격 확인땐 대북제재… 軍수뇌부 문책은 불가피

민군합동조사단이 천안함 침몰 원인을 외부 폭발로 좁힌 가운데 18일 함미(艦尾)에 대한 정밀 조사를 시작했다. 이로써 사고 원인 규명에 한발 다가섰지만 나머지 반쪽인 함수(艦首)를 인양하고 공격 무기의 파편을 찾아 퍼즐을 맞추는 데까지 여전히 숙제가 많다. 이 때문에 합조단이 남은 숙제를 어디까지 풀 수 있을지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이는 향후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파편 못 찾으면 최악 합조단 대변인을 맡고 있는 문병옥(해군 준장) 합동참모본부 작전기획차장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합조단의 활동 목표는 사고 원인을 밝히는 것이고 공격 주체 부분은 그 다음 문제”라며 “사고 원인을 밝히면 공격 주체도 자연히 드러날 수 있지만 확답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합조단이 16일 브리핑에서 외부 폭발로 사고 원인을 특정했지만 북한의 소행 여부를 예단하기에는 조심스럽다는 얘기다. 합조단은 과학수사, 선체구조ㆍ관리, 폭발유형분석 등 3개 팀에서 침몰 원인과 유형별 폭발 가능 요인을 정밀 분석하는 것이 초점이다. 당시 상황을 재현하는 것에 주안을 두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정보ㆍ작전분석팀은 적 도발 가능성을 판단하게 된다. 문제는 합조단이 사고 원인 규명에 그칠 경우다. 관건은 공격 무기의 파편이다. 파편을 찾지 못한 채 미완의 결론을 내린다면 군 당국에 대한 신뢰는 추락하고 추가 조사를 촉구하는 국민적 요구가 거세질 것이다. 나아가 사고 은폐 의혹까지 불거져 혼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밖에 없다. 미궁에 빠지거나 자칫 조사가 장기화할 경우에도 6ㆍ2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해석이 겹쳐 군의 중립성이 논란이 될 우려가 크다. 군이 예상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실제 1968년 미국 핵잠수함 스콜피언호 침몰로 승조원 99명 전원이 사망했지만 구 소련의 공격일 것이라는 추측만 나왔을 뿐 결론은 없었다. 2003년 중국 잠수함361호 침몰로 승조원 70명이 전원 사망한 사고도 여전히 정확한 원인은 가려져 있지 않다. 공격 주체 입증이 관건 파편을 찾아도 문제는 남는다. 어뢰든, 기뢰든 현실적으로 북한이 자체 개발했을 가능성보다는 도입한 무기일 개연성이 높기 때문에 공격 주체를 북한으로 특정하기가 쉽지 않다. 자칫 무기 제조국과의 외교적 마찰을 초래할 수도 있다. 특히 제조국이 한반도 주변국으로 좁혀진다면 6자회담 재개 여부마저 불투명해질 가능성이 높다. 공격 주체를 북한으로 확정한다면 국제 공인을 거쳐 대북 제재에 착수할 것이다. 합조단을 미국 등 다국적으로 구성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와 관련,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날 “북한의 소행으로 드러난다면 유엔 안보리에 회부에 논의할 수 있다”며 “한미 연합 방위 태세를 강화하고 유럽연합(EU) 일본 등과 양자 협조를 통해서도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경우 6자회담 공전과 남북 관계는 악화는 불가피하다. 개성공단 등 다른 현안으로 불똥이 튀어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도 높다.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할 수 있지만 북한이 응하지 않는 한 외교적 제스처에 그치는 한계가 있다. 물론 어떤 경우에라도 경계 태세와 보고 계통, 작전 운용에서 허점을 드러낸 군 지휘부에 대한 대대적 문책은 피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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