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세계최대 IT전시회' 국내 개최를 꿈꾸며

디지털기회지수 2년 연속 세계 1위. 인구 100명당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수 세계 2위. 이는 정보기술(IT) 강국인 우리나라 앞에 붙는 수식어들이다. 또한 글로벌 IT기업들의 각축장이자 HPㆍ마이크로소프트(MS) 등 세계 유수기업의 연구개발(R&D)센터가 속속 들어서는 우리나라는 이제 세계 IT산업의 중심축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우리나라가 변변한 유산도 없이 짧은 시간 안에 IT강국으로 올라서기까지는 정부ㆍ기업 그리고 소비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정부는 IT839와 같은 IT산업 육성정책을 폈고, 기업은 첨단기술과 혁신적인 디자인이 가미된 디지털 제품을 선보였으며, 소비자들은 첨단제품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며 ‘실험정신’을 보였다. 이 삼박자가 효과적으로 들어맞으며 IT산업의 성장동력이 된 것.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같은 성과들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서는 많은 돈을 들여 ‘밖으로’ 나가야만 한다. 우리나라에는 변변한 세계적 IT 관련 전시회가 없는 까닭이다. 반면 미국의 컨슈머일렉트로닉스(CE) 쇼, 독일의 세빗(CeBIT) 등은 전세계 가전업체 및 IT업체들이 대거 참여, 이들 전시회 참가 자체가 기업 성장 및 수출 증대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기업이 시장을 쫓아다니기보다는 오히려 시장이 따라오지 않고는 못 배기는 형국이랄까. 실제 지난 1월 열린 세계 최대의 가전 박람회인 CE쇼에는 세계 110여개국, 2,500여 업체에서 참가했고 세계 최대의 정보통신 전시회인 CeBIT에는 73개국, 6,200여 업체가 참가했다. 우리나라는 내수시장이 작음에도 불구하고 IT 관련 전시산업에서는 매우 유망한 시장이다. 각종 첨단 IT 신제품이 한국에서 가장 먼저 출시되고 있고 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ㆍ휴대인터넷(와이브로) 등 미래 통신 서비스도 한국에서 가장 먼저 실시되고 있어 한국을 모르면 대열에서 낙오하기 십상이다. 세계 IT산업을 실질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앞으로 IT강국의 모습을 국내에서 보여줄 필요가 있다. 국내 전시회를 세계적인 수준의 전시회로 발전시킨다거나 해외 유명 전시회를 국내에 유치할 수 있다면 진정한 글로벌 IT강국의 꿈도 그리 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IT강국 한국이 한단계 도약해 디지털 르네상스의 중심에 서기 위해서는 오늘날의 위치에 올라서기까지 많은 기여를 한 정부ㆍ기업ㆍ소비자의 또 다른 노력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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