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허들종목 국가대표인 류샹(劉翔)을 광고모델로 내세워 후원해 온 나이키 등 후원업체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 보도했다. 지난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 류샹은 지난 18일 남자육상 110m 허들 경기에서 발목부상으로 기권했다.
WSJ는 나이키가 브랜드 이미지 추락을 막기 위해 류샹에 대한 동정심을 자극하는 광고를 제작하는 등 서둘러 홍보전략을 수정했다고 전했다.
나이키는 18일 중국 일간지인 중국일보에 류샹의 얼굴과 함께 "가슴을 아프게 할지라도 스포츠를 사랑한다"는 내용의 문구가 담긴 전면광고를 냈다. 나이키는 류샹의 이름을 딴 의류 라인을 론칭하는 등 류샹의 스폰서 기업 중에서도 가장 많이 공을 들여 왔다.
전문가들은 이밖에 코카콜라, 레노보, 비자카드 등 류샹을 광고모델로 기용해 온 기업들의 손실이 최소 1억4,6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현재 코카콜라 등은 앞으로도 류샹의 사진을 제품광고에 활용하겠다면서도 구체적인 언급을 꺼리는 상태다. 스포츠마케팅 에이전시인 헬리오스파트너의 크리스 레너 사장은 "이번 기권으로 인해 류샹의 마케팅 가치가 현저히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류샹에만 매달려 중국인들의 애국심을 자극하는 홍보전략에는 근본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스포츠마케팅기업인 IMG컨설팅의 마커스 존 전무는 "한 사람에게 브랜드 이미지를 과도하게 의지하는 건 한 주식에 재산을 쏟아 붓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류샹은 농구선수 야오밍(姚明)에 이어 중국TV광고에 두 번째로 많이 출연한 운동선수로, 지난해 광고수입만 약 2,380만 달러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올림픽 선수단의 펑슈공 총감독은 "류샹이 어딜 가나 자기의 사진이 걸려있는 걸 보면서 심한 부담감을 느낀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