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환자가 폐암에 걸릴 위험이 정상인보다 10% 이상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남성보다 흡연율이 낮은 여성에게서 당뇨병이 폐암에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박상민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은 지금까지 국제 학술지에 발표된 10건의 대조연구와 24건의 역학조사 등 총 34건의 연구논문을 바탕으로 당뇨병과 폐암의 상관성을 분석한 결과 당뇨병 환자가 폐암에 걸릴 위험이 당뇨병이 없는 사람보다 평균 11%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29일 밝혔다.
그동안 폐암 발생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 위험 요인으로 흡연이 지목됐다. 하지만 여성 폐암환자의 경우 20%가량이 비흡연자여서 흡연 이외의 다른 위험 요인에 대한 규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특히 당뇨병과 폐암의 상관성은 여성에서 두드러졌다. 이번 연구에서 당뇨병은 여성에게 흡연 여부와 상관없이 폐암 위험도를 14%나 높이는 위험 요인으로 분석됐다. 반면 당뇨병이 있는 남성은 폐암 위험도가 7%가량 높아 여성의 절반에 그쳤다.
연구팀은 당뇨병 환자의 혈중 인슐린이 높아지면서 체내 산화스트레스와 만성 염증을 유발하고 폐조직 손상을 유발해 폐암 발생 위험도를 높이는 것으로 분석했다.
박 교수는 "당뇨병은 폐암 외에도 유방암과 대장암ㆍ전립선암의 위험도를 높이는 독립적인 요인으로 밝혀져 있다"면서 "예후가 좋지 않은 폐암을 피하려면 금연 노력뿐만 아니라 당뇨병의 예방에도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은 국제 학술지 '유럽 암 저널(European Journal of Cancer)' 최근호에 발표됐다.